[마중물]

올림픽이 열릴 때마다 제게 솟구치는 작은 욕심이 있습니다. 언젠가 올림픽이 열릴 때 작은 캠코더 하나라도 들고 취재를 떠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의 카메라는 모든 카메라들이 다들 쫓아가는 지점이 아닌, 아무도 렌즈를 갖다 대지 않는 꼴찌들만을 찾아 그들의 눈물이거나 때로는 알 수 없는 웃음들이거나, 아무튼 그들에게로 초점을 맞추고 마이크를 들이대는 것입니다.
‘뭐야? 지금 나를 놀리는 거야?’ 그렇게 반응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아마 그런 사람보다 더 많은 꼴찌들은 인정미 넘치는 넉넉한 반응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메달을 꿈꾸지 않고 올림픽에 참가한 그들의 이야기는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소감과도 다를 것입니다. 꼴찌의 자리에서, 그러나 여전히 웃고 있는 꼴찌들을 만날 수 있다면 저의 마음도 한층 둥글고 부드러워질 것 같습니다.

베이징올림픽이 열리는 기간 동안 우리는 TV를 통해서 메달을 딴 선수들의 자랑스런 소감들을 또 들을 것입니다. 그들의 승리를 보며 함께 승리의 기쁨도 누려볼 것입니다. 하지만 메달을 딴 그들 뒤편에서 카메라의 초점이 흐려져 잘 보이지도 않는 수많은 선수들의 땀에도 박수 보내는 우리들이었으면 좋겠습니다. 혹 금메달을 딴 뒤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그리스도인들을 본다면 그들 뒤편에서 여전히 꼴찌를 하고도 하나님께 영광 돌리고 있을 많은 형제들까지 따뜻이 품을 수 있는 우리들이었으면, 또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넉넉한 마음으로, 우리 주변에서 자의든 타의든 ‘꼴찌인생’을 살아가는 이웃들에게 한결같이 환대할 수 있는 우리들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이 그러하셨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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