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무교육개발원, 놀이 통해 복음 전수

자녀신앙교육 방법 모르겠다

다음세대에게 어떻게 신앙교육을 시킬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주체는 교회만이 아니다. 학부모와 교회가 함께 고민해야 하는 것. 주일 하루 교회에 신앙교육 전부를 맡기고 가정에서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신앙이 자랄 수 있을까.

2021년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실시한 ‘한국기독교 가정 신앙 및 자녀 신앙교육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크리스천 부모의 절반 정도가 자녀의 신앙 교육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고 있고, 82%가 자녀 신앙 교육 방법에 대해 배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즉, 가르쳐야 하는데, 마땅한 방법을 못 찾고 있다는 것. 그렇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까.

대안, 복음놀이

이러한 고민 앞에 향기나무교육개발원 박미화 대표가 애써 답을 찾아 내놓았다. 바로 ‘복음놀이’다. 성경을 문자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가정과 교회가 함께 ‘놀이’를 통해 신앙을 가르치는 것이다.

“2020년 코로나로 믿음의 부모들은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었습니다. 굳게 닫힌 교회 문 앞에서, 상당수의 부모들은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지요. 교회도, 가정도 모두 돌파구를 찾지 못했을 때, 우리 아이들은 어땠을까요. 사회적 결핍과 단절 속에서 혼돈과 두려움을 온몸으로 견뎌내고 있었겠지요. 자녀들은 영적으로 배고파 우는데 교회만 바라보는 부모들조차 아무 것도 줄 수 없는 상태로, 누군가는 뭐라도 해야 할 심정으로 앉아있던 때였습니다. 하나님께서 이런 마음을 주시더라고 합니다. ‘계속 그렇게 가만히 있을 거니?’ 그래서 말씀드렸어요. ‘하나님, 제가 뭐라도 해볼게요!’”

4년간 복음놀이 프로그램 만들어

오랫동안 예장고신 총회교육원에서 연구원으로 재직했던 경험을 토대로 박미화 대표는 향기나무교육개발원을 세웠다. 그리고 4년 동안 연구원인 전혜강 대표(파니파니스쿨)와 함께 의논하며 복음놀이 프로그램를 연구 개발하였다. 그냥 책상 위에서 생각만으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었다. 전국 여러 교회에서 실제 복음놀이를 실시해 본 것. 교회와 가정이, 세대와 세대가 통합해서 한 놀이를 시도했다. 그런데 놀라운 변화들이 일어나는 것을 박 대표가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하나님께 호기롭게 약속은 드렸지만 사실 코로나 시절이라 어려운 행보였지요. 하지만 현장으로 나아갈 때마다 정말 이건 해야 하는 사역이구나를 계속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들만이 아니라 온 세대를 봐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전 세대가 모여서 놀이하며 복음을 들을 때, 복음으로 희망을 얘기하게 되더군요.”

복음을 전하는데 나중은 없다

사실 박 대표가 이렇게 다음세대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마음을 다하게 되었던 데에는 마음 아픈 계기가 있었다. 전도사 2년차, ‘천국’에 대해서 설교를 전했는데, 6살짜리 아이 한 명이 교회에 처음 나와 설교를 듣고 박 대표를 찾아왔다. 간절한 눈빛으로 “전도사님, 저도 천국 갈 수 있어요?”라고 묻는 거였다.

“교육부 회의를 가야 해서 마음이 너무 분주했어요. 그래서 ‘다음 주에 나오면 얘기해줄게’ 하고 아이를 돌려보냈지요. 그게 마지막이었습니다. 주중에 집 앞에서 아이가 교통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났거든요. 정신이 들었습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재미있게 설교하라고 이곳에 보내신 것이 아니라, 영혼을 살려내라고 세우신 것이구나. 미루는 것은 안 된다. 다음 주는 없다. 나는 ‘지금’ 예수 그리스도를 전해서 이 영혼의 방향을 전환시켜야 한다.”

쉬운 놀이와 말씀이 만날 때

복음놀이는 어떻게 진행될까.

예를 들어 ‘부활은 기쁜 소식이다’란 주제를 가지고 복음놀이를 하게 되면 소포 포장지가 필요하다. 소포지 대신 얇은 이불이나 보자기도 가능한데, ‘동대문을 열어라’ 놀이를 응용한다. 두 사람이 소포지를 반으로 접은 후 양 끝을 잡고 세운다. 다함께 노래를 부르며, 소포지를 점프하여 지나간다. “3일 후가 되면은 문이 열린다!”라고 부른 후, 소포지를 위로 올린다. 모든 사람은 소포지 아래로 “예수님이 부활하셨다”라고 외치며 지나간다(사진).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를 가지고 말씀과 함께 놀이를 하면 참여하는 모든 이들이 모든 감각을 통해 복음을 만나게 됩니다. 무엇보다 부모와 자녀들의 사이가 달라지게 되고, 한 교회에서 만나도 대충 인사만 하던 관계들이 친하게 교제할 수 있게 되지요.”

지난해 전교인 수양회에서 강남일교회, 부산 수영로교회, 향상교회 등이 향기나무교육개발원 인도로 복음놀이를 했고, 전세대의 뜨거운 반응을 얻은 것.

복음놀이 리부트 공식

그래서 그런 임상경험을 모아 이번에 책 <복음놀이 리부트 50>를 출간했다. 실제로 책 속 사진자료를 위해 지난해 1월 향상교회에서 3박 4일 동안 함께 캠프를 하면서 촬영을 했으며, 결과는 대성공이었다고.

“복음놀이 리부트에는 세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첫 번째, ‘순수하게 사랑하라’입니다. 자녀세대는 마음이 상해 굳게 닫혀 있습니다. 지식을 가르치고, 끊임없이 평가하는 선생님만 가득한 세상에서 같이 뛰어놀아줄 ‘어른 친구들’이 필요합니다. 부모세대가 마음이 상한 자녀 세대를 순수한 사랑의 대상으로 바라보며, 순수하게 사랑하기 시작한다면, 사랑으로 회복될 것입니다.”

또한 박 대표는 리부트 두 번째 공식으로 ‘온 세대가 함께하라’를 주창한다.

“세대 분리 교육이 아닌 세대 통합 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자녀세대들은 자신이 누구이며, 어느 공동체에 속해있는지를 알아야 합니다. 놀이는 모든 세대를 아우를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리부트 공식은 ‘복음을 놀이하라’이다.

“아이들에게 놀이는 마음의 밥입니다. 좀 더 극적으로 표현하면 놀이는 아이들에게 생기이며, 목숨입니다. 아이들이 ‘놀아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단순히 놀고 싶어서가 아니라 ‘지금 제 마음을 좀 돌봐주세요’라는 의미입니다. 교회와 가정이 함께 손을 잡고, 마음이 상한 우리 자녀 세대들의 마음을 돌보기 위해 의도적이고 전략적으로 놀이하는 시간을 따로 마련하면 좋겠습니다.”

복음놀이 코디네이터 양성

복음놀이를 전하기 위해 현재 향기나무교육개발원은 ‘복음놀이 코디네이터’를 양성 중에 있다. 온 세대 복음놀이 철학과 복음놀이 프로그램에 대한 온라인 강의와 대면코칭과정을 모두 이수하게 되면 향기나무 복음놀이터를 세우고 이끌 수 있는 특별한 자격이 부여되는 것으로, 최근 총 25명이 1기 교육을 이수했다.

“많은 목사님들께서 전국에서 오셨더군요. 지방에는 이제 아이들이 없다고, 교회학교가 없다고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한 명이라도, 한 가정이라도 복음을 전해야지요. 또한 평신도인 경우 가정예배를 ‘복음놀이 리부트 50’으로 드려보세요.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자녀들과 복음의 내용을 놀이를 통해 만나며 가정예배를 드린다면 가족이 변화될 것입니다. 복음을 일방적으로 주입하지 않고, 이제까지 지루하고 힘들었을 가정예배가 매력적이고 실제적인 복음으로 경험될 것입니다.”

계획에 대해 묻자 박 대표는 “앞으로도 복음의 도구를 가지고 돕고 싶어요. 교회학교가 줄어들고 없어지는 때에, 가정에서라도 계속해서 자녀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려고 합니다. 세상 미디어는 너무 매력적으로 변화하는데, 일상에서 이 복음이 기억되고 힘이 되도록 떠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세대통합 교육콘텐츠를 계속 연구하고 제공할 계획입니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편 <복음놀이 리부트 50>은 전국 유명서점에서 구입할 수 있으며, 성경말씀과 주제찬양, 놀이방법들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되어있다.

향기나무교육개발원: www.sweet-tree.org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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