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쌤도 내가 모른다고 생각해요? 나, 진짜 아는데…”

“아니, 알아. 너도 아는 거.”

거짓말을 조금 보태서 2만 번쯤 아이들과 나눈 얘기다. 아이들은 안다. 공부해야 하는 거, 아니면 대학 못 가는 거, 대학 못 가면 취직하기 어려운 거, 취직 못하면 먹고 살기 힘든 거….

어른들이 모른다. 꼭 공부만이 답이 아닌 거, 결국 자신이 좋아하는 걸 만나면 공부할 수도 있다는 거, 대학 간다고 끝이 아닌 거, 몰라서 안하는 게 아닌 거, 안하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일 수도 있는 거, 먹고 사는 방법은 정말 여러 가지인 거, 지금으로는 아무 것도 결정되지 않는 거.

모두 ‘영원병’에 걸린 느낌이다. 힘들면 영원히 힘들 줄 알고, 행복하면 영원히 안 힘들 줄 알고, 대학만 잘 가면 이후 모든 삶이 평안할 줄 알고, 취직만 잘 하면 평생 떵떵거릴 줄 알고, ‘잘’이라는 기준이 영원히 안 바뀔 줄 안다.

“나도 알아!”

아이들은 오늘도 울먹이며 소리를 지른다.

오선화

작가이자 상담사로 살고 있으며, 청소년들과 밥 먹는 사람 ‘써나쌤’으로 알려져 있다. 지은 책으로는, <너는 문제없어>, <그저 과정일 뿐이에요> 등이 있으며, 유튜브 ‘써나쌤tv’를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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