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음악을 기반으로 하는 가스펠 합창은 우리네 정서와 맞닿는 부분이 많다. 아프리카 흑인(정확히는 아프리칸-아메리칸)들은 21세기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사는 지금도 여전히 인종갈등과 차별의 가장 우선순위에 등장하는 민족이며, 이들에 대한 오해와 차별은 지금도 여전하다.

블랙가스펠은,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끌려온 노예들의 한이 담긴 노동요이자, 탄식으로부터 시작됐다. 그래서일까 초창기 흑인영가는 많이 구슬프게 들리기도 한다. 하지만, 이들에게 멀리 타지에서 유일하게 소망을 주고 노래하도록 한 흑인영가는 교회를 만나게 된다. 여기서 흑인영가와 교회의 복음(가스펠)이 만나 드디어 흑인가스펠 음악이 탄생하게 된다.

이들은 음악전문가도 아니었고, 변변한 악기도 없었기에, 첫 시작은 목소리와 목소리를 합쳐서 코드를 만들어내던 아카펠라 음악이었다. 거기에 흑인 특유의 아프리카 리듬이 얹어지면서, 정통 흑인음악의 장르로 발전되었다. 그렇다. 합창은 원래 일반인들이 쉽고 가볍게 흥얼거리며 부르던 노동요부터, 언어를 모르는 이들이 한두 가지 단어를 반복하며 불렀던 데서 시작되었다. 그러기에 가스펠합창은 쉽고 단순하다.

헤리티지가 이른바 ‘콰이어스쿨’이라는 5개월 과정의 찬양학교를 하면서, 노래가 어려워 그만두겠다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다. 오히려 내가 이런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것에 엄청난 환희와 감격을 느끼며 믿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된다. 합창, 특히 가스펠콰이어가 만들어내는 노래를 들을 때, 무대 전체를 보면 분명 전문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이들 누구도 스타가 아니다. 합창은 모두 스타가 아니어도 된다. 아니, 누구도 스타일 필요가 없다. 그래도 빛난다. 스타가 아니어도 빛날 수 있는 무대, 이것이 바로 나와 헤리티지매스콰이어가 합창을 계속 할 수 있는 비밀이자, 신비로움이다.

김효식

소울 알앤비그룹 헤리티지 리더. 흑인음악에 푹 빠진 뒤로 한국형 가스펠콰이어를 통해 교회와 세상을 오가며 합창으로 소통하며 경험하고 있다. 그 가슴 벅찬 이야기가 더 많이 정착되길 바라는 행복한 아티스트이자, 서울광염교회 교육전도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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