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셩교젼셔>(신약)는 1887년에 발행한 최초의 한글 성경이다. 1882년에 <예슈셩교누가복음젼셔>가 나온 이후 여러 번의 개정작업을 거치고 모든 성경을 포함하여 발행했다. 존 로스 선교사를 중심으로 매킨타이어 선교사, 그리고 이응찬, 백홍준, 서상륜, 이성하 등의 서북 청년들이 함께 노력하여 맺은 결실이다.

1882년판 <예슈셩교누가복음전셔>는 한국인 번역자들의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서북 방언으로 번역되었다. 좋은 보기가 “아밤, 오맘, 아반이(아바니)” 등의 표현이다. 만주의 심양 문광서원에서 출판하여 그 지역과 국내에 유포했고, 이어 요한, 마가, 마태복음을 번역하였다. 번역하는 과정에서 매킨타이어는 서북말 판, 서울말 판을 나누어 출판하자고 제안했지만 서북말 번역이 원자료이기에 서울말 판에도 상당수의 방언이 섞여 있었다.

로스는 성경 번역의 원칙을 세웠다. “본문의 의미와 한국어의 관용어에 적합한 절대적 직역.” 이 원칙에 따라 번역하고자 했지만, 한국말에 없는 그리스어 신약 성경의 낱말은 우리식으로 토착화하여 번역했다. 보기는 다음과 같다.

낙타가 바늘귀로 들어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태복음 19장 24절)

그리스어 원문에 바늘 눈으로 기록된 것을 중국어 성경에서는 바늘구멍으로, 한국어 성경에서는 두 표현 모두가 없기에 바늘귀로 번역했다.

이런 일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최근에 발간한 <새한글 성경>은 마가복음 1장 7절에서 ‘샌들끈’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개역한글>에서는 ‘신들메’, <개역개정>에서는 ‘신발끈’으로 번역되었는데, 동시대를 사는 사람들이 더 이해하기 쉽도록 계속해서 개정되고 있다.

신의 이름은 ‘하늘’과 ‘님’을 합성하여 하느님 또는 하나님으로 번역하였다. 중국어 성경은 상제(上帝)나 신(神)으로 번역한 것에 반해 한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낱말을 차용한 것이다. 초기 성경에는 하느님이, 후기로 갈수록 하나님이 많이 사용되는데, 현재 다양한 한국어 번역 성경에 그 영향이 남아있다. <개역개정>, <새번역>, <새한글> 등에는 하나님으로, <공동번역>에는 하느님으로 표기한다.

1887년에 세상에 나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고 복음을 깨닫게 했던 <예수셩교젼셔>. 새해를 맞아 당시를 살았던 신앙인들의 삶을 상상하며 읽어보면 어떨까? 현재 대한성서공회는 오래된 성경 원본을 영인하여 온/오프라인으로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있다. 대한성서공회 홈페이지, 또는 첨부된 큐알코드에 접속하면 1882년에 처음 발행한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뿐만 아니라 1938년 <셩경개역>판까지 총 열 네 종의 옛 성경을 볼 수 있다.

민대홍 기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