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전까지 1938년 개역판 성경을 표준으로 사용하다가 1956년 대한성서공회는 개역한글판 성경을 출간했다. 하지만 1956년에 출간되기까지 반대하는 사람들이 있어 우여곡절이 있었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과 일부 교육자들이 1954년 대통령 선거를 위해 반일 캠페인을 전개했고, 많은 교회에서 새 철자법을 따르는 한글을 반대하고 사용 금지령을 발표했다. 새로운 철자법이 일제강점기에 확정되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를 보도한 신문들이 모두 새 철자법을 사용해 기사를 썼다는 것은 역설 중 역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더 많은 성도들과 초신자들에게 다가가기 쉬운 새로운 한글 성경. 그러나 그 성경은 세상에 나올 때부터 반대에 직면해야 했다. 공회는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을 모색했고, 당시 총무였던 로버트슨은 “성경전서는 구철자법으로, 복음서 단편은 새 철자법으로 출간”하자는 타협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타협안은 받아들여졌고, 성경은 두 버전으로 출간되었다. 어떻게든 독자들에게 좀 더 친근하게, 그리고 쉽게 다가갈지를 고민하면서도 옛 성경에 익숙한 사람들까지도 배려한 흔적이 엿보인다.

이런 마음은 점자 성경 출간으로 이어진다. 1957년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성경이 완성되었다. 한글 점자를 개발하고 완성한 박두성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생에게는 그래도 눈이 보이므로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르칠 수 있었으나 앞 못 보는 맹인들을 위해서는 말로만은 아무래도 부족하고 그들 맹인들이 직접 읽을 수 있는 글자가 필요했던 것이다. 나는 이때부터 맹인들을 위한 점자한글의 연구에 힘쓰기 시작하였다.”

= 박두성 “나의 평생 소원을 성취 - 점자성경을 맹인 동포에게 보내면서”(1957년 7월)

그의 노력의 결과물은 성서공회를 통해 <한글 점자 성경>으로 거듭났다. 더 많은 독자들, 새신자들을 위해 더 쉽고 친숙한 말로 성경을 만들고, 나아가 시각 장애인들을 위해 점자 성경을 만드는 것. 성서공회의 환대법이라 부르고 싶다.

민대홍 기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