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도사는 북한군인 출신으로, 중국으로 탈출해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신앙을 갖게 되었다. 신대원에서 신학을 공부하며, 현재 전도사로 사역하면서 북한을 위해 여전히 뜨거운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 한 교회에서 나눈 간증을 정리하여 2회에 걸쳐 낸다. <편집자 주>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버스를 타고 간 곳은 제가 바라던 도시가 아니었습니다. 그 도시로 가기 위해서는 고속버스로 가야 하는데 난감한 것은 중국말을 못하니 버스표를 살 수가 없었습니다. 중국 경찰들과 사람이 많아 위험하다는 판단이 들어 그곳을 떠나려 했습니다.

바로 그때 누군가 제 팔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깜짝 놀라 보니 며칠 전 도움을 주었던 그 중국인이었습니다. 꿈인가 싶었습니다. 저 장백의 밀림 속에 있던 사람이 바로 눈앞에 있으니 말입니다. 내 사정을 다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너무 신기해 물어보니 갑자기 멀리 있는 삼촌이 급히 오라고 해서 가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그의 도움으로 버스표를 순조롭게 구입할 수 있었습니다.

그 두 번의 만남은 정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있을 때, 마치 가야 할 길을 가르쳐 주던 불기둥, 구름 기둥 같았습니다. 그 어떤 우연도 아닌, 하나님의 역사하심 속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던 것입니다.

힘겹게 탄 고속버스 안에서 두 명의 한국 대학생들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을 통해 교회를 소개받았습니다. 그런데 찾아간 교회, 처음으로 보게 된 십자가는 너무 무서웠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기독교 선교사들은 우리나라 침략에 앞장선 앞잡이들이며, 우리들의 정신과 사상을 파괴시키는 아편과도 같은 존재들이라는 교육을 일관되게 받아온 저로서는 마주하게 된 그 십자가가 마치 괴물이 사용하는 무서운 흉기 같았습니다.

그런 저에게 하나님은 또다시 사람을 보내시어 교회 안으로 인도해주셨습니다. 한 집사님을 따라 목사님을 만나게 되고 그 목사님으로부터 아무런 조건 없이 아파트와 먹을 것, 입을 것 등 생활비까지 지원받게 됩니다. 무엇보다 그때 태어나 처음 들어보는 목사님의 기도에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가슴 뜨거웠던 기도 내용은 “하나님, 불쌍한 아들을 저에게 보내주시어 감사합니다. 이들을 도울 수 있게 해주신 것 정말 감사합니다”였습니다.

흔히 사람들은 남을 도와준다고 할 때 자신의 양심이나 도덕, 동정, 연민이나 의리로 도와주고 그것에 대한 자신의 긍지와 자부심, 사회적 의무감을 완수했다는 자만감으로 만족을 채우게 됩니다. 그러나 도와주는 것을 자신이 아닌, 하나님의 인도와 뜻으로 간주하고 감사하고 의지하는 기도는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바로 이 순간이 제가 저 땅에서 그토록 혐오하던 기독교를 처음 알게 된 순간이었으며, 기도의 힘을 처음 느낀 순간이었습니다.

교회에서 처음으로 보게 된 기독교의 예배 모습은 새벽예배였습니다. 그때 그들이 드리는 예배 모습은 미친 사람들 같았습니다. 마치 신화 같은 소리를 듣고, “아멘”으로 화답하는 그들이 이해되지 않았으며, 소리를 내서 기도하는 모습은 정말 정신 나간 사람들 같았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사람들에게 받은 사랑으로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고, 성경을 읽어가며 결국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진리 앞에 무릎을 꿇게 되고 말았습니다.

처음으로 성경을 읽을 때까지 저는 그 성경 속에서 어떤 구원에 대한 확신이나 하나님, 예수님에 대해서 알고 싶다가 아니었습니다.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과연 이 성경책이 무엇이기에 북한에서는 이 책을 보는 것을 극악한 범죄, 반국가적 행위로 간주했는지에 대해 알고 싶어 호기심에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성경 속에서 어떤 반국가적 선동을 요구하는 내용은 하나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오히려 성경을 읽으며 제 자신이 죄인이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도저히 인정하기는 어려웠습니다. 그러나 결국 나의 죄인 됨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는 분명한 죄인이었던 것입니다.

이때 저의 마음속에 가장 큰 울림이 되었던 말씀은 야고보서 3장 14~18절 말씀이었습니다.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며, 복수와 증오로 가득 차있던 북한에서의 제 삶을 뒤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깨달아가며 성경을 주경야독하게 됩니다. 꿀처럼 달고 단 말씀들을 음미하며 예수님을 알아가고 하나님 앞에 완전히 무릎을 꿇게 된 것입니다.

북한을 위해 기도할 때 그냥 추상적으로 그들이 굶주리지 않게, 헐벗지 않게, 추위에 떨지 않게 해달라고만 기도하지 말아주십시오. 그 모든 불행의 근원인 그 땅의 우상숭배가 무너지고 그들에게 진정한 하나님의 자유가 주어지게 해달라고 꼭 기도해주십시오.

정리=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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