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분이 주인이심을 인정하며 사는 것이 답이더라구요!”
디아스포라 - LA평강교회 이상기 원로목사

 

아름다운동행 창립 17년 전 부터 항상 응원을 아끼지 않은 동역자 이상기 목사(사진). 42년간 목회한 교회에서 은퇴한 후 홀가분한 마음으로 지난 달, 모국을 방문했다.

“목회현장에 있는 동안은 늘 어떤 과제나 목적을 가지고 오는 짧은 방문이었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교회를 후임 송금관 목사에게 잘 이양하고, 그야말로 가볍게 고국에 왔습니다. 정말 특별한 감회를 느낍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사관학교 진학을 꿈꾸던 건장한 소년이 갑자기 ‘재생불량성 빈혈’이라는 불치병에 걸려 삶을 포기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미국으로 건너가 “언제 죽을지 모르던” 그가 건강하게 평생을 목회하고, 70세를 넘어 은퇴하며 원로목사로 추대 받았다. 어떻게 감회가 남다르지 않겠는가.

조용히 하나님과 구별된 시간 가질 계획

“사실 은퇴하기까지는 열심히 현실에 열중하느라 저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습니다. 이제 은퇴했으니, 조용히 지난 삶을 돌아보며 하나님과 깊은 교제, 깊은 대화를 하고 싶습니다. 제 생애의 모든 일들은 상식으로 해석할 수 없는, ‘기적’, ‘은혜’ 였거든요. 그래서 구별된 장소에서 구별된 시간을 가지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이번 모국 방문의 중요한 목적 중 하나란다. 질병의 고통과 죽음의 그림자 앞에서, 말할 수 없는 고통 속에서, 생명이 경각에 달해 꺼져가는 등잔불처럼 노심초사했던 19세 소년시절. 절망 속에 세 차례 자살시도에도 불구하고 죽어지지 않아 통곡하며 절규했던 그날을 지금도 이 목사는 선명하게 기억한다.

“모든 문제의 해법은 말씀과 기도 뿐!”

“그때, 신이 있다면 나를 만나 달라고, 하늘을 향해 두 팔 벌려 소리쳤지요. 왜 내가 무슨 이유로 이런 고통 속에서 치료의 희망도 없이 시간을 죽이고 살아야 하는지 말해달라고 항변했어요. 그리고 만약 신이라는 존재가 있어 나를 살려준다면 내가 그 신을 위해 일생을 바칠 수 있다고 말입니다. 그런데, 제가 죽지 않았잖아요. 하나님도 모르던 제가 그때(1972년) 선교단체의 도움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불치병’을 ‘완치’하고, 목사가 되어 개척한 교회에서 42년을 목회하고 은퇴했으니, 이 모든 것이 제게 얼마나 벅찬 감사요 감격이겠습니까! 은혜 아니면 해석할 수 없습니다. 기도가 모든 문제의 해답임을, 약속을 지키시는 하나님이심을 절절하게 경험한 인생입니다.”

LA평강교회 이상기 원로목사(좌)와 송금관 후임목사

그래서 이번 고국 방문은 특별하다. 이 목사의 인생에 개입해 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를 전하겠다는 마음으로.

“제 인생에 개입해 준 모든 분께 감사를”

가족, 친척들과 당시 수성고등학교 동창생들, 지인들을 찾아 따뜻한 식사를 나누고 죽음에서 건져내어 자신을 사용하신 하나님의 은혜를 나누었다. “제가 고등학생 때 그 불치병에 걸리지 않았더라면 하나님을 만날 수가 없었을 겁니다. 질병을 통해 만나주신 하나님과 온 생애를 동행함으로, 50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집안사람들에게 파티를 열고 그 모든 이야기를 간증했어요. 제가 어렸을 때 우리 집안에는 예수 믿는 사람이 하나도 없었거든요. 저의 생생한 이야기가 일가친척들에게 힘 있게 전달됨을 느꼈어요.”

이번에 고국 방문의 걸음이 참 보람 있었다고 소회를 전한다. 50년 만에 만난 고등학교 동창들과의 해후로 은혜도 나누었지만, 몇몇 강단에서 말씀을 증거하며 한국교회의 희망을 본 것이 큰 감사라고. 가는 곳마다 살아있는 간증에 반응이 뜨거웠다. 가을에 다시 와달라고 초청을 받기도 했다.

“제가 이민목회 중에 원하는 강사를 초청해서 제대로 하는 부흥회를 한 번도 못했습니다. 이민교회의 사정이 그랬습니다. 그게 늘 마음에 걸려, 저는 지금부터 건강이 허락하는 동안 기회를 만날 때마다 자비량 집회를 할 작정입니다.”

이 목사의 젊은 날에 만나주신, 절규와 항변에 응답하신 하나님, 삶에 구체적으로 개입하시고 여기까지 이끄신 하나님 이야기, 작은 신음에도 응답하시는 “그분의 스토리”를, 남은 생애 동안 증거하려는 것이다.

태풍으로 뒤틀린 일정이 또 축복의 시간

백령도에 가서 조용히 일주일을 보내려고 일정을 잡았는데, 태풍경보로 배가 출항하지 않아서, 인천부두에서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계획은 제가 했어도, 이루시는 분은 하나님이시니까요. 백령도에서 하려던 일이 그렇게 불발되고, 대신 육군3사관학교 수요집회 강단에서 말씀을 증거 할 수 있었고 순수하고 열정 있는 젊은 생도들과 짧은 만남을 통해 이것 또한 축복임을 또 느꼈습니다.”

한 시간에 다 전하지 못한 “이상기 목사와 함께 하신 그분의 이야기”가 담긴 회고록 <야곱의 고백>(아름다운동행 발행) 200권을 3사관학교에 전하기로 했다. 3사관학교에 보내는 이 목사의 사랑은 이것뿐만 아니다. 아름다운동행이 지속해서 사역하고 있는 감사습관 기르기, 감사일기 쓰기 프로그램을 3사관학교 기독 생도들에게도 혜택을 보게 해달라는 것까지.

육군3사관학교 생도들 향한 새마음

미래의 군 지휘관들이 영적 파워를 강화한다면 우리의 국방력에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거라고 이 목사는 확신한다. 자신도 사관학교 진학을 꿈꾸었으나, 건강문제로 접을 수밖에 없었던 젊은 날의 꿈을 추억하며, 떠나와서도 마음은 그 생도들에게 남더라고, 아직 설레는 목소리로 감회를 전해주었다.

이 목사는 앞으로 매년 두 차례 고국을 방문해, 현역으로 사역할 때 하지 못했던 일들을 이렇게 할 작정이란다. 하나님이 주신 모든 것을 바쳐 부지런히 섬기고 나누는 일에 정진할 계획이다.

이 목사의 회고록 <야곱의 고백>에 이어 그 2편이 여전한 은혜로 기록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에스더 기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