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루 작가의 소설〈ㅈㅅㅋㄹ〉

 

현실은 이렇다. 국내 자살률은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높다. OECD의 2020년 발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 명당 24.6명으로 OECD 평균 11.3명의 2배 이상이며, 특히 10대(10~19세)의 사망 원인 1위는 자살로,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보다 자살하는 10대가 3배나 많다. 이게 지금의 현실이다.

그런 현실 속에서 청소년 소설 <ㅈㅅㅋㄹ>(선스토리)을 최근 펴낸 오하루 작가는 꿈같은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동학대 피해자인 경식과 자살 유가족인 K, 소유가 함께 힘을 합쳐 ‘살자 클럽’을 통해 죽고 싶어 하는 아이들을 구하는 이야기.

“죽고 싶은 이유를 이메일로 보내면 도와드립니다. 메시지나 DM도 환영.”

K가 SNS에 이 글을 올리면 곧 메일이 도착한다. ‘정말 죽고 싶어요. 왜 나는 이런 집에 태어났을까요?’, ‘정말 죽음을 도와주나요? 이 고통을 끝내고 싶어요.’, ‘저는 진짜 죽어야 해요. 살 이유가 없어요.’

단 한 번이라도 부모에게 자신의 이름으로 불리고 싶은 소유, 엄마를 지키고 싶은 경식, 그리고 세상에 수많은 소유와 경식의 삶을 구하고자 오늘도 메일을 확인하는 K가 연대하며 서로를 천국으로 이끌어가는 <ㅈㅅㅋㄹ>은 우리가 외면했던 소외된 청소년들의 고통을 직시하고 있다. 또한 그들끼리 연대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성숙해지는 과정을 진솔하게 보여주며, 우리 사회와 어른의 역할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고 있다.

앞서 표현한 ‘꿈같은 이야기’는 사실 오하루 작가에게는 맞지 않는 표현이다. 이미 다수 주목 받는 에세이를 펴낸 오선화 작가는 ‘써나쌤’이란 이름으로 오랜 시간 청소년들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에서 함께 하며 실제적으로 돕고 있기 때문. 그렇게 살려낸 아이들의 이야기를 ‘오하루’라는 필명으로 첫 소설에 담은 것이다. 청소년들이 지금도 맞닥뜨리고 있는 그 아픈 문제들을 온전히 드러내고, 또한 그들의 문제가 결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임을 알리고자 했다.

“제가 만나는 청소년들 삶을 보면 지옥 그 자체입니다. 하지만 청소년들끼리 연대하며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는 기적을 수없이 지켜보았습니다. 함께이기만 한다면 천국이 될 수 있고, 아픔조차 웃음이 될 수 있습니다. 제가 ‘살아주어 고마워’라는 인사를 참 많이 하는데요, 그저 살아만 주면 고맙더라고요. 살아만 있으면 뭐든 해볼 수 있겠더라고요. 많은 사람들이 서로에게 살아주어 고마운 마음을 갖는다는 것은 이 차가운 세상에서 사람에게 따뜻한 씨앗 하나를 건네는 위대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2022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창작 지원 도서’로 선정된 <ㅈㅅㅋㄹ>이, 어른들의 무관심, 폭력으로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과 그 청소년의 편이 되어주고 싶은 어른들에게 위로와 선물이 될 것이다.

이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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