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훈 목사의 〈갈렙처럼 온전하게〉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월간지 ‘교사의 벗’을 35년간 발행하고, <생활 거룩>, <내게 왜 이러세요?> 등의 베스트셀러 저서를 낸 강정훈 목사(늘빛교회)가 반가운 신간 <갈렙처럼 온전하게>(두란노)를 최근 펴냈다.

성경 속 인물을 입체감 있게, 탁월한 실력으로 되살려놓는 저자가 이번에 ‘갈렙’을 선택한 이유는 뭘까?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원래는 모세에 관한 책을 쓰려고 했어요. 그런데 계속 갈렙이 ‘나를 먼저 꺼내달라’고 손짓했지요. 고민이 되었습니다. 비중을 보면 갈렙보다는 모세가 앞서고, 모세의 생애는 박진감 넘치는 이야깃거리들로 가득 차 있으니까요.”

결국 갈렙을 선택했다. ‘공정’이라는 화두를 놓고 여전히 들끓고 있는 한국사회에 이스라엘 백성은 물론 하나님도 인정하시는 ‘공정’의 길을 걸었던 갈렙을 만나야 했기에.

“갈렙은 불공평한 시류에 흔들리지 않았으며, 일시적인 이익을 위해 옳은 쪽을 포기하지도 않았습니다. 백성들에게 오해를 사는 한이 있어도 하나님 앞에서는 ‘온전함’을 지키려 했습니다.”

정탐꾼의 한 명으로, 여호수아와 짝을 이루어 우리 머릿속에 남아있는 갈렙은 그니스 혈통으로 이방 민족 출신이기에 불리함이 있었을 것이다. 태생부터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하는 것. 또한 광야 40여 년 동안 별다른 직함도 기록도 없었는데, 이 세월도 위기의 시간이었을 수 있었다. 자칫 무기력해지거나 나태해질 수 있기에. 노년에 마주한 헤브론 산지 정복 역시 그랬다. 그런데 그는 한결같았다.

‘갈렙의 생애 전체에서 성공과 영광은 절반에 불과했고 나머지 절반은 광야에서 옆으로 비켜선 자로 살아야 했던 무명의 세월이었다. 하루하루가 시험에 드는 시간이다.’

그런데 갈렙은 다르게 반응했다. 모세가 죽었을 때, 지도자로 뽑힌 것은 갈렙이 아니라 여호수아였고, 군대 부사령관도 되지 못했지만 여호수아에 대해서 질투하지 않았고, 하나님께 원망하지도 않고 기꺼이 무대 뒤에서, 그림자처럼 제 역할을 했던 것.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갈렙은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았습니다. 오직 하나님만을 주목하고 나아갔습니다. 하나님과 발맞추기도 힘든데 언제 사람들과 경쟁하겠습니까. 우리도 자기 포지션에서 흔들리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살면서 위기는 늘 찾아온다. 하지만 힘든 인생의 위기를 만날 때 방황하다가도 하나님을 향한 온전함을 놓지 않았던 갈렙을 기억했으면 한다.

갈렙의 위기는 상황으로 온 청년의 위기, 후계자 탈락으로 온 중년의 위기, 나이에서 온 노년의 위기였다. 그런데 그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실 인생의 위기는 하나님이 개입하시는 기회이다. 그러기에 하나님께 위기 상황을 맡기는 훈련이 필요하다. 위기에서 하나님을 바라봄으로 감당해낸다면 그만큼 성장 폭을 넓힐 수 있다.

“갈렙은 위기를 만날 때마다 어떻게 힘을 얻어야 하는지, 누구에게서 얻어야 하는지 알았습니다. 그가 붙잡은 것은 위기에서 붙들어 주시는 여호와의 손이었습니다. 그 손에 잡힌 바가 되었기에 갈렙은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얻은 힘으로 일어난 후 올바른 방향으로 끊임없이 나아갔습니다. 그것이 ‘온전함’입니다. 새해, 어려울 거라 두려워하고,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섭섭해 하지 말고, 갈렙에게서 위기 극복의 한 수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랍니다.”

이경남 기자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