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감상할 때면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봐야 한다는 교수님 말씀이 떠올라요. 멀리 떨어져 볼 땐 안보였는데 가까이 다가가 보면 한 점을 멋지게 찍기 위해 오랜 시간 애쓴 화가의 수고가 보이기도 하고, 가까이선 거칠어 보이던 터치인데 한 발 떨어져서 바라보니 전체 그림 속에선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고 있네요. 인생도 때론 멀리서, 때론 가까이서 바라봐야 하는 그림 같아요.

자녀를 키우는 일이 그래요. 가까이서 계속 보고 있노라면 답답하고 맘에 들지 않을 때가 있거든요. 좀 떨어져 예수님이 서 계신 자리에서 전체 그림을 바라볼 수 있다면, 어떤 곳은 대강 그린 것 같아도 그래야 그림이 숨 막히지 않고, 어떤 곳은 어울리지 않아 보여도 전체 그림 속에선 참 잘 어울리거든요. 무엇보다 그 그림은 내가 아닌 예수님과 자녀가 그려가는 것인데 어느새 내가 붓을 잡고 있을 때가 있네요.

한 걸음 멀리서 바라봐야 아름다움이 보이는 때인 것 같아요. 내가 서 있는 지금 이곳이 평범해 보여도, 지금의 나를 만들기 위해 많은 위험과 상황에서 날 건지시고, 날 향한 그의 그림을 완성하기 위해 주무시지 않고 부지런히 일하신 예수님이 계세요. 때론 지금 나에게 일어나는 일들이 맘에 들지 않아 지우고 싶을 때도 있으나, 얼마 후에 좀 더 완성된 예수님의 그림을 보면 아하!’하고 감탄할 때가 있지요.

예수님이 그리고 계신 내 인생엔 버릴 것도 실패도 없어요.

예수님이 그리시는 내 인생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모든 순간이 아름답고 멋져요. 예수 믿으세요.

이종혜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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