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떠나보내고, 또 찾아내고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시월의 마지막 밤을~”

10월의 마지막 날만 되면 온 곳에서 가수 이용의 <잊혀진 계절>이 울려 퍼진다. 1982년 곡인데도 여전하다. 사람들은 왜 그 노래를 부를까. 한 해가 저물어가는 무렵, 쓸쓸한 가을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하는 즈음 한 해를 돌아보며, 살아온 인생 속 수많은 관계들을 되새기도록 하기 때문인 걸까.

사실 우리에게는 각자만의 ‘기억통장’이 있다. 태어난 그 순간부터 차곡차곡 쌓인 기억들. 어떤 기억은 우리 삶을 뒷걸음치게 만들고, 또 어떤 기억은 어려운 순간에도 힘을 내어 나아가게 만든다. 우리는 그 기억통장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만기가 되어 이제는 떠나보내야 하는 기억이 있지는 않은지, 잊어버린 통장 속 보석 같은 기억들이 숨어있지는 않은지. 그렇게 각각의 기억을 떠나보내고, 또 찾아내고를 하기 좋은 계절이다, 10월에 본지에서 주최하는 감사이야기 공모전을 그 기회로 삼아도 좋겠다.

하나 더. 누군가의 기억통장에 나는 어떤 이름으로 기록되어 있는지도 뒤돌아보길. 잊고 싶을 만큼 어려움을 준 사람은 아니었는지, 꿈속에서라도 다시 만나면 고맙다, 반갑다 인사할 수 있는 따뜻한 삶을 살아온 나인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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