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화가의 그림 앞에 서 있노라면 재밌어요. 그 색감과 터치에서 화가의 마음과 열정이, 그리움과 가난함이 느껴지거든요.

그 삶을 알고 그림을 보면 마치 그 시간과 공간 속으로 들어가 같이 그림을 그리는 것 같은 경험을 해요. 때론 어둡게, 때론 화사하게, 때론 강하고 거칠게, 때론 섬세하고 조심스럽게 그려가는 화가의 손길이 보이는 것 같아요. 더 이상 그림은 정지된 한 장면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현실이 되곤 하지요. 그래서 전시회 가는 길은 늘 설레요.

중학교 때 처음 알게 된 예수님은 마치 오랜 시간 내 방에 걸려 있는 액자 같았어요. 스무 살이 되어서야 말씀을 읽기 시작하면서 그를 알고, 그 사랑이 느껴지고, 그의 눈물이 보이기 시작했지요. 내 인생에 그려진 예수님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행복해요. 날 구원하시기 위한 오랜 기다림이, 나와 함께 하고 싶어 하시는 그리움이, 내게 좋은 걸 주시기 위한 사랑이 느껴지거든요.

화사하고 밝은 색상 뒤로 어두운 색과 거친 터치로 그려진 날이 보이기도 하나, 그 모든 시간이 아름다운 작품으로 완성되어 가는 과정임을 알게 되었지요. 그런 절 바라보시며 이렇게 말씀하시네요.

“나의 사랑, 너는 예쁘고 아무 흠이 없구나!”

사랑받는 자의 여유와 구원받은 자의 평안이, 그와 동행하는 즐거움과 앞으로도 멋지게 그려질 내 인생에 대한 설렘이 있어요.

저랑 전시회 가실래요?

예수 믿으세요.

 

이종혜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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