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천 디자인 문구 굿뉴스드로잉 이야기

코로나로 교회의 거의 모든 행사들이 취소되거나 온라인으로 대체되었다. 그 여파는 크리스천 디자인문구 브랜드를 운영하는 나에게도 미쳤다. 솔직한 마음으로 처음에는 조금 한가해지는 상황에 “좀 쉬자, 코로나가 얼마가 지속되겠어?” 하는 마음이 컸다. 그러나 1년이 넘게 지속되다 보니 불안함과 염려가 생기기 시작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
이 정신없는 상황 가운데 지나간 시간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많이 갖게 되었다. 그동안 일을 해온 방식과 태도, 몇 년간 만나고 스쳐 지나갔던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와 그것으로 인한 영향들…. 그리고 무엇보다 비전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무엇을 향해 이렇게 앞만 보고 달려왔을까?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그저 앞만 보고 달리느라 많은 것을 놓치고 실수하고 또 그 실수를 반복하면서 ‘정리되지 않은’ 복잡한 삶을 살아왔다는 것을 깨달았다.
본질이 아닌 비본질을 향한 욕심에 대한 뉘우침과 바쁘게 살다보니 비전을 놓치고, 삶의 우선순위를 놓치고, 그저 정신없이 일만 했던 시간들을 돌아보면서 생각과 마음을 하나씩 정리하고 재정립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코로나로 인해 잠시 멈추지 않았더라면 계속 모른 채 달렸을 것이다.
잠시 멈춤으로 보여주신 것들이 많았다. 삶에서 가끔씩 이렇게 멈춰지는 시간들은 막상 그 순간은 힘들어도 지나고 보면 하나님께서 선물로 주신 시간이 아닐까 생각한다. 객관적인 상황은 힘들어도 속도를 늦추고 방향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되어 감사했다.

세계 향한 도약
크리스천 디자인 문구 ‘굿뉴스드로잉(goodnewsdrawing)’은 복음(goodnews)의 기쁜 소식을 그림(drawing)으로 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 말씀이 닿을 수 없는 곳에 말씀이 담긴 그림으로 복음을 전하는 일. 그 일이 굿뉴스드로잉의 가장 큰 비전이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해외 디자인 쇼도 참가하고 말씀과 제품도 영어로 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 굿뉴스드로잉을 전할 기회를 보며 조금씩 도전을 하고 있었는데, 2020년 참가 예정이었던 뉴욕 디자인 쇼가 취소되면서 많은 부분 계획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그렇게 고민하던 중 예전부터 계획만 하고 실행에 옮기지 못했던 해외사이트를 오픈하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온라인으로 배송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세계 곳곳으로 전해질 수 있는 글로벌 브랜드가 되어야겠다고 늘 생각했지만 그 일을 할 시간도, 여유도 없어서 진행하지 못했던 그 일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사이트는 지금 마무리 단계에 있고 4월 개장을 할 예정으로, 말씀이 담긴 그림과 제품이 누군가에게 기쁜 소식으로 다가가게 될 그 일이 너무 기대되고 설렌다. 해외에 계신 분들이 굿뉴스드로잉을 통해서 조금이라도 말씀을 삶 가까이에서 두고 보며 은혜가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참 기쁘고 감사할 것 같다.

가끔씩 우리 삶이 정지되면서 또 새로운 길과 일들이 열리는 경험들을 할 때가 있다. 코로나로 인해 실망과 좌절, 그리고 눈물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금이 아니었다면 절대로 깨닫지 못했을 많은 것들을 깨닫게 하심에 감사한다. 놓친 부분들을 세세하게 기록하고 체크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와 비전을 확인하게 되는 시간들을 통해 다시 새롭게 그려질 굿뉴스드로잉의 2막을 기대하느라 지금 나는 바쁘고 설레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소영
복음의 기쁜 소식을 그림으로 전하는 굿뉴스드로잉(www.goodnewsdrawing.com)의 대표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쏭소’(ssongso)라는 작가명으로 ‘에브리데이 바이블 묵상’을 SNS에 게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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