웽~ 하며 컴퓨터가 일하기 힘들다고 소리를 내네요. 보이지 않는 곳에 용량을 차지하는 뭔가 있는 모양이에요. 불필요한 파일도 지우고, 묵직한 프로그램도 필요치 않아 삭제했더니 소리도 작업도 한결 편안해졌네요. 화면엔 나타나지 않아도 어디선가 계속 에너지를 소모시키는 게 있을 때가 있어요. 그걸 지우고 나면 마치 무거운 옷을 벗은 것처럼 가벼워져요. 가끔 그렇게 점검하고 정리해줘야 일을 빠르게 할 수 있지요.

하는 일도 많지 않은데 무척 피곤한 날이 있어요. 일 때문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날 소모시키는 생각과 염려 때문이지요. 마치 컴퓨터가 전원에 연결되는 순간부터 프로그램이 돌아가듯, 눈을 뜨면 쉬지 않고 생각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게 있어요. 기계처럼 찾아 버튼 하나로 지울 수 있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네요.

누가 그러더군요. 일할 때 책상을 정리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주변의 것들로부터 해야 할 여러 가지 일이 있음을 끊임없이 자극받게 되면 모르는 새 에너지를 소모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말이지요. 공감이 돼요. 생각이란 게 의지와 달리 끊으려 할수록 더 깊이 빠져 들고, 그러는 새 시간도, 나도 소모되는 것 같아요.
그 과정 속에 예수님이 들어오셔야 하지요. 눈을 들어 시선을 예수님께 두고, 생각의 과정 속에 예수님 말씀을 두어 그에게서 들어야 문제가 풀리고, 그 문제가 끝나고, 생각의 거품이 빠져요.
나는 욕심이 많아 놓지를 못하고, 고집이 세 버티기도 하나, 예수님의 진리 앞에선 무릎 꿇을 수 있고, 그의 사랑 앞에선 내려놓을 수 있어요. 난 지혜가 부족해 갈 길을 몰라 힘과 시간을 소모하나, 그는 내가 갈 길을 알고 계시기에 그에게 물으면 인도해 주시지요. 날 위한 그의 지혜와 사랑이 완전함을 믿기에 내 영혼이 그의 말씀을 들어요.

그 자리만 맴도는 컴퓨터처럼 삶이 속도를 내지 못할 때, 예수님을 부르세요. 그가 손을 대셔야 염려가 사라지고, 문제가 풀리고, 내 발을 무겁게 하는 짐을 벗을 수 있어요. 예수 믿으세요. 우리에겐 예수님이 필요해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