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에너지 ‘간단 감량’ 실천 알아보기

코로나19 시국에 매일 질병관리본부 브리핑을 보고 듣는 건 하나의 일상의례가 됐다. 질본 브리핑에서 여러 가지 기억할 만한 어록들이 나왔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단연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이 한, 이 말이 아닌가 싶다.
“거듭 말하지만 코로나19 발생 이전의 세상은 이제 다시 오지 않습니다. 이제는 다른 세상.”
이 말을 여러 영역에 적용할 수 있겠으나 지구환경 영역만큼 가장 적합하게 적용할 수 있는 사례는 드물 것이다. 사람들이 집안에서 격리생활을 하고 국경이 봉쇄되며 인류는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생태 환경을 맞고 있으니까.

자가격리와 이동 감소로 탄소 배출량 줄어
팬데믹 가운데, 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지난해보다 17%까지 줄었다는 국제공동연구팀의 논문 결과가 발표됐다. 비행기와 차를 타지 않자 가스 배출량이 줄었고, 외부 활동을 하지 않자 에너지 소비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자가 격리로 전 세계 전기 소비량이 약 20% 낮아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자 베네치아의 수질이 개선되고 떠나갔던 물고기들이 돌아온다거나 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등 지구환경이 회복되는 것 같지만, 국제공동연구팀의 전망이 밝지는 않다. 이는 일시적 현상일 뿐 경기가 회복되고 국가 간 이동이 재개되면 오히려 탄소 배출량이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때를 지내며 전 세계는, 인류가 지구를 얼마나 소비적으로 대해 왔는지 깨닫는 기회가 되며, 인간의 행동 여부에 따라 생태환경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지 경험하고 있다.

검색을 줄이고 스팸메일 삭제하기
자가 격리로 전기에너지가 가장 큰 폭으로 줄어들었으므로 이 기세로 전기에너지를 줄이는 손쉬운 실천을 이어가면 어떨까.
먼저 소개할 실천은 ‘스팸메일 차단과 삭제’하기다. 영국의 에너지 기업 ‘오보 에너지(Ovo Energy)’가 보고한 바에 따르면, 이메일로 인해 영국에서만 매년 1만 6000톤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고 있다고 한다. 이메일과 이산화탄소가 무슨 관련인지 의아할 수도 있는데 그 이유는 간단하다. 이메일을 주고받고 보관하는 과정에서 전기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영국의 탄소발자국 전문가 마이크 버너스 리 교수에 따르면 이메일 한 통을 보낼 때 약 4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고 한다. 쓸 데 없이 수신되는 스팸메일을 정기적으로 차단하고, 그동안 읽지 않고 쌓아두었던 이메일을 삭제해 이메일 환경을 깨끗이 정리해보자. 큰 일 하지 않고도 탄소배출 감량에 동참할 수 있다.

컴퓨터와 휴대폰 화면 밝기 조절하고 불필요한 조명 끄기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와 휴대폰의 밝기를 조금 줄이는 것만으로도 30~50%의 전기량을 줄일 수 있다. 전자제품 밝기 뿐 아니라 거실에 있거나 방에 있을 때 등이 너무 밝은 건 아닌지도 생각해볼 수 있다. 전체 등을 밝히기보다 꼭 필요한 곳에 부분적으로 조명을 설치해보자. 부분 조명 활용은 에너지 사용량 감소에 효과적이다. 조명은 거실이나 방 한 가운데 세워두기보다 구석에 세워둘 때 빛이 더 밝아진다는 것도 유용한 팁이다.
코로나19 이전의 세상은 다시 오지 않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세상에서 지구와 인간, 일상을 생각하고 살아내는 자세 또한 완전히 달라져야 할 터. 이전에는 흘려들었던 환경 실천을 이제는 정말로 실행해야 할 때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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