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의 빛이 내 삶에 비치기 시작할 무렵 그의 멍에가 싫어 도망갔던 때가 있었어요. 그 빛이 없는 곳으로 달리고 또 달려 정말 멀리 왔다 생각하고 숨을 헐떡거리며 감았던 눈을 떠 보니 도저히 피할 수 없는 커다란 빛이 앞에 있는 거예요. 세상에 예수님의 눈을 피해 살 곳이 없음을 깨닫는 순간 꿈에서 깨었지요.

예수님의 멍에를 매면 답답하고 자유롭지 못할 것 같아 그의 낯을 피해 맘대로 살고 싶었어요. 그 땐 세상이 마음먹은 대로 될 것 같았고, 그런 날 멈추게 하거나 간섭하는 걸 원치 않았지요. 그런데 살다 보니 마음대로 되는 일이 그리 많지 않네요. 인생이 만만치 않고, 계획이란 게 내가 철저히 준비한다 한들 그대로 이룰 수 있는 것도 아니었어요. 세상엔 두려운 일이 가득하고 세상에서 지워주는 멍에는 내 발 뿐 아니라 마음도 꼼짝 못하게 할 때가 많았지요.

예수님의 낯을 뒤로하고 세상을 향하던 삶의 방향을 돌려 예수님이 날 바라봐주시길 원하게 되었고, 그와 멍에를 같이하고 사는 것이 얼마나 든든한 일인지 알게 되었어요. 나 혼자 멍에를 매고 가는 줄 알았는데, 예수님이 내가 매고 져야 할 삶의 짐을 대신 지시고, 내가 갈아야 할 척박한 땅을 앞서 다듬어 길을 만드신다는 걸 알게 되었지요.
살아가며 생기는 모든 문제와 져야 할 삶의 모든 짐을 내가 감당해야 했다면 난 지금 서 있을 수도 없었겠단 생각이 들어요. 예수님과 멍에를 함께한 이후 내 삶의 여정은 어쩌면 그에게 짐 맡기기를 더 연습하고 실천하는 과정이었던 것 같아요. 이젠 내 힘으로 해결하려다 지치고 상처 받기 전에 처음부터 “예수님, 도와주세요. 이 일에 간섭해주세요”하며 그의 도우심을 구하곤 해요.

알 수 없는 장래에 대한 두려움이 생길 때도, 몸과 마음이 연약할 때도, 그가 짐을 지시고, 인도하시고, 함께하시기를 원해요. 예수님은 내 수고와 무거운 짐을 기꺼이 지셔서 내가 가볍고 즐겁게 살아가기를 원하시지요. 맡기고 내려놓으세요. 가볍고 편하고 행복해요.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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