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왼쪽, 왼쪽, 위로! 앞으로 나오면서 옆 사람과 줄 맞추고~!”
학예회 준비를 하며 폴짝폴짝 뛰기도 하고 손뼉도 치면서 박자를 맞춰 봅니다. 남들 다 왼쪽을 향할 때 오른쪽을 향하는 아이, 미묘한 차로 조금씩 동작을 앞서가는 아이 등 같은 음악에 같은 동작을 해도 아이들 수만큼이나 다양한 춤을 연출하네요. 어떻게 해도 귀엽고 동작이 틀려도 표정만큼은 행복이 가득한 걸 보면서 그저 신나게만 하라고 했어요. 옆 사람에 맞춰 속도와 동작을 맞추는 일이 쉽지는 않지요.

한동안 기도를 하다 문득 ‘난 없는 것, 이뤄지지 않은 일에만 초점이 가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어쩌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에 대한 바람만 가지고 사느라 지금 내게 주신 걸 누릴 줄 모르고 살고 있다는 생각이 말이지요. 혹시 내가 바라는 대로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염려 때문에 하나님 앞에서 이미 드린 기도를 하고 또 하며 말이지요.
돌아보면 내게 주신 은혜가 가득하고 이루신 일이 놀라운데, 어느새 내 맘이 하나님보다 더 조급해 앞서가며 길이 보이지 않는다 불평하고 있기도 해요. 오늘 일용할 양식을 구하라 하셨는데, 난 평생의 양식을 오늘 미리 담아두려 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오늘 주신 양식을 맛있게 먹고, 오늘 일할 수 있는 힘과 지혜 주심에 감사하며, 지금까지 주신 걸 헤아리다 보면 맘이 평안해지고, 풍성해지고, 염려가 걷히기 시작해요. ‘아, 예수님이 이런 분이셨지. 맞아, 이렇게 하셨지. 앞으로도 좋은 것으로 만족하게 하실 거야’ 하는 생각이 들어요.
어쩌면 지금 없는 것을 구하기보다 주신 것에 감사하는 것이 힘과 능력임을 경험해요. 조금만 방심하면 예수님보다 앞서가 내 손과 머리로 하느라 염려하며 고생하고, 조금 방심하면 예수님은 저 앞에 계신데 혼자 뒤에 쳐져 이미 다 준비해 놓으신 걸 취하지 못해 주저앉아 불평하고 있는 날 발견해요.
“예수님 따라 왼쪽! 예수님 따라 오른쪽! 걸어가며 예수님과 발걸음 맞추기!”하며 춤을 춰 봐요. 예수님과 동행하면 즐거워요.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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