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삶을 고쳐나가는 감사운동 필요해

2020 총선을 앞두고 벌써부터 온 나라가 갈등으로 들썩이고 있다. 이러한 시기에 교회도 영향력을 잃은 채 휩쓸리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안타깝기 그지없다. 무엇보다 사회와 ‘소통’을 하지 못하고 있다. 신뢰를 잃어버려서다. 속히 정체성을 회복하고 사회와 공감대를 형성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소금과 빛의 자리를 속히 회복하고 선한 영향력을 끼쳐야 한다.

1620년 청교도들은 영국을 떠나 미국 매사추세츠주에 도착한다. 그러나 혹독한 겨울을 지나면서 그 중 절반이 목숨을 잃게 된다. 다행히 인디언들에게 옥수수 등의 재배법을 배워 많은 수확을 한다. 이에 감사하면서 추수감사절이 시작되었다. 미국인들은 매년 11월 네 번째 목요일이면 어디서나 추수감사절을 지킨다. 이 아름다운 전통이 우리나라 교회로 전해졌다.

그러나 미국 추수감사절은 우리나라 추수 시기와 맞지 않는 데다, 민속명절인 한가위와 중복되는 감이 있고, 대부분 도시에 살고 있어 ‘추수’에 공감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의 추수감사절은 교회마다 시기도 다르고, 내용도 제 각각이다.
‘감사’는 교회와 사회가 추구하는 공동가치다. ‘감사’는 교회가 사회와 만나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함께 확산할 수 있는 좋은 키워드다. 우리 교회들이 2020년을 ‘감사의 해’로 선포하고 교회 내에서부터 사회로 감사 캠페인을 확산해나갔으면 한다.

우선, ‘추수감사절’을 ‘감사절’, ‘감사의 날’로 이름을 바꾸면 좋겠다. ‘추수’에서 ‘일상의 감사’로 감사의 개념을 승화해야 한다. 성도들이 일상에서 감사를 생활화하도록 가르쳐서 불평, 불만, 원망, 저주가 가득한 우리 사회를 정화해야 한다.

둘째는 ‘감사’의 개념을 새롭게 해석해야 한다. 그동안 교회는 하나님과 사람들에게 받은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만 가르쳐왔다. 물론 그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 받은 것을 이웃에게 베풀고 나누며 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다른 사람이 우리를 고마워하게 하는 성숙한 삶을 살아야 한다. 작은 손해, 자발적 불편을 감수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나아가 다른 사람의 허물을 용서하고, 우리가 이웃에게 끼친 잘못을 사과하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
고마운 것도 고맙게 여기지 않는 그리스도인, 내 것만 챙길 뿐 가진 것을 남들과 나눌 줄 모르는 그리스도인, 남의 허물을 감싸주지 못하고 비난하고 나의 잘못을 남에게 사과할 줄 모르는 그리스도인…. 우리의 이런 삶을 고쳐나가는 회개 운동이 교회 안에서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

그러자면 교회 내에서 이러한 운동을 확산시켜나갈 ‘불꽃’을 양성해야 한다. 감사학교가 이를 위해 감사코치를 양성해오고 있다. 감사학교는 감사코치들이 교회 내에 감사동아리나 감사학교를 열어 감사일기 쓰기, 배려 운동, 용서 운동을 벌여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과 방법을 전수해주고 있다. 모쪼록 우리 교회가 2020년을 감사의 해로 선포하고 감사가 넘치는 교회, 가정, 직장, 사회를 이뤄나가기를 기도한다.

이의용(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 국민대 교수)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