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서는 한 해가 대강절(강림절)에서 시작된다. 성탄절 이전 4주간 동안 계속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 오심을 깊이 생각하고 준비하는 기다림의 기간이다.
예수님은 2천 년 전 사람의 몸으로 이 땅에 오셨는데, 말씀과 성례전을 통해 ‘오늘, 여기에’ 늘 새롭게 오시고, 최후의 심판 날에는 재림주로 오시게 된다. 따라서 대강절은 예수 그리스도를 깊이 생각하고, 우리 가운데 주님을 품으면서 주님이 오시기를 고대하며 사는 계절이다.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는 사람은 기다림이 얼마나 마음 설레게 하는지 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요, 내 가슴이 아직 식지 않았다는 것이다.
기다림은 바라보는 것이다. 우리가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그 사람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래서 기다림은 그 사람에 대하여 깨어 있는 것이다. 기다림이란 그저 앉아서 막연히 기다리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을 생각하고 그 사람에 대하여 깨어 있는 것이다.
또한 기다림이란 견디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기다리기 위해서는 외로움을 견디어내야 하고, 다른 사람들의 시선도 견디어내야 하며, 세상의 욕심과 욕망의 유혹을 견디어내야 한다.
우리 인생길은 오직 주님을 기다리는 ‘기다림의 길’이다. 세상의 물질, 영광, 축복이 없어도 오직 주님만을 기다림으로 살 수 있다면,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비록 가진 것 없고 내세울 것 없지만 오직 주님 한 분만을 바라며, 견디며, 믿으며 기다릴 수 있다면, 우리 인생길은 설렘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은총의 길’이 될 것이다.

권종철 목사
화곡동감리교회를 담임하고 있으며, ‘모이는 교회, 흩어지는 교회’라는 비전을 가지고 복음 전파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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