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독서운동을 벌이고 있는 필자 기쁨지기는 많은 독서량뿐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책을 권하는 삶을 살고 있어, 우리가 원하는 ‘북 소믈리에’라 할 수 있다. 그가 권하는 향기로운 책을 만나보자.

예수를 만나면 어떤 일이 생길까?
<만남-한길 가는 교육운동가 송인수의 예수를 만난 사람들>
송인수 지음/IVP


평신도 교육운동가인 저자가 설교집을 냈다. 공립학교 교사로 13년간 아이들을 가르치다 퇴직한 후 좋은교사운동 대표를 지내고 지금은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을 창립하여 공동대표로 있는 저자는 평신도 중심의 아주 작은 교회 ‘산아래교회’를 섬기고 있다.
복음서를 통해 예수를 만난 아홉 사람의 이야기와 진정한 신앙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하는 여섯 개의 주제를 담고 있는 이 책은 예수를 인격적으로 만난 사람들이 어떤 결단을 통해 반응했는지를 감명 깊게 소개한다.
사춘기를 지나던 큰 아들과 성경공부를 시작하면서 성경에 새롭게 눈떴고, 두 아들을 키우며 ‘육체적’ 부모에서 ‘정신적’ 부모로 거듭났다고 말하는 그는 “신자는 사람에게 의존하지 않고 오직 주 예수께만 의존하는 독립적 존재”임을 강조하고 교회의 본질은 목회자나 예배당이 아닌 ‘타자지향성’에 있다고 믿는다.
저자는 예수님을 찾아왔던 부자청년의 설교에서 자신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을 이렇게 소개한다.

그때 제가 버려야 할 것은 안정된 직업이었습니다. 부르심이 분명했기에 안정된 직업을 버리고 그분을 따라나섰습니다. 불안한 미래에 대해 아내에게 마음을 털어놓았을 때 아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산 한 모퉁이를 돌아야 그 다음이 보이는 것 아닌가요? 퇴직 후에 주어지는 삶의 안정만을 생각하지 말고 일단 나서 보지요.’

신실한 신앙고백과 체험이 말씀을 따라 나선 이들에게 용기를 준다. 성경이 신학 이론의 원전이 아니라 생동하는 내러티브임을 실감하게 해 주는 아주 특별한 책이다.

어떤 우정과 소망에 관한 이야기
<꼼짝할 수 없는 내게 오셔서>
윤석언, 박수민 지음/포이에마


저자 윤석언 씨는 스물셋에 당한 교통사고 이후 27년째 목 아래가 마비된 전신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사실 몸이 회복되어 자리에서 일어나기를 바랐으나, 기적은 일어나지 않았다. 육신의 고통으로 ‘나를 그만 하나님 품으로 데려가 달라’고도 호소했지만 그 기도조차 이루어지지 않던 날들 속에 기적처럼 하나님의 사랑이, 그를 품어주는 우정이 찾아와 새로운 소명에 눈뜨게 되었다.
이후 자신이 경험한 하늘의 은총을 다른 이들과 나누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하는 특수 스티커를 부착한 안경을 쓰고 모니터를 응시하며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눈으로 입력하는 더디고 고된 작업이었다.
비록 성대 한쪽이 마비되어 목소리도 잘 나오지 않지만, 작은 소리의 글을 통해 하나님의 복음을 담아내고 싶어 하는 저자. 그는 온라인으로 목회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며 선교사가 되는 꿈을 꾸고 있다. 문서선교의 꿈이다. 그리고 이 책은 그 꿈의 첫 결실이다.
또한 저자 친구 박수민 씨는 한 선교단체의 자비량 사역자이다. 평신도 선교사로 헌신하여 폴란드로 건너갔고, 그곳에서 세 아이를 낳아 키웠다. 주중에는 한국 무역회사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주말에는 자비량 선교사로 현지 젊은이들과 예배하고 있다. 미국 월드미션대학에서 목회학 석사과정을 밟던 중 저자를 알게 되어 그와 이메일로 교제하며 서로를 격려해왔고, 2년 동안 2천회가 넘는 그 우정 어린 동행의 기록이 이 책 2부에 실려 있다. 결국 하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의 우정이 한 인생에게 생의 희망을 부풀게 하고 역경을 이기게 한 것이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