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서는 ‘달팽이 놀이’

우리나라 놀이의 7할 이상이 땅바닥에 줄을 긋고 하는 놀이였습니다. 오징어, 개뼉다귀, 38선, 그리고 땅따먹기 등 수없이 많은 놀이들이 그렇습니다. 무슨 특별한 놀이기구 없이 함께 놀 친구들만 있으면 당장 땅에 줄을 긋고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그런 놀이들 중에서 이번에는 ‘돌아잡기’ 놀이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우선 그림과 같이 땅바닥에 달팽이처럼 줄을 긋습니다. 줄 사이의 간격은 50~60cm 정도가 좋습니다. 실내에서 할 때는 줄을 긋는 대신 종이테이프로 선을 만드세요.
자! 이제 4~5명씩 두 모둠으로 나누고 두 모둠은 각각 원 중앙 진영과 원 밖의 진영을 차지합니다. 그리고 각 모둠 사람들은 순서를 정합니다. 시작이 되면 각 모둠의 첫 번째 사람들은 자기 진영을 떠나 길을 따라 달려갑니다. 그러면 중간 지점쯤에서 두 사람은 만나게 되지요. 서로 마주친 자리에 두 사람은 그 자리에 서서 가위바위보를 합니다.
진 사람은 즉시 자기 진영으로 돌아가고, 이긴 사람은 다시 상대 진영을 향해 달려갑니다. 이때 진 모둠의 두 번째 사람은 즉시 자기 진영에서 떠나 달려갑니다. 이렇게 하여 두 사람은 다시 마주치게 되고 그 자리에서 가위바위보를 하게 됩니다. 이런 식으로 놀이를 진행하다 보면 언젠가는 상대방 진영에 도달하여 먼저 발을 대는 사람의 모둠이 이기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처음부터 다시 하면서 놀이가 이어집니다.

아주 단순한 놀이인데도 무지 바쁘게 뛰어다니게 되고 정말 재미있답니다.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가르쳐서는 안 됩니다. 엄마, 아빠 누구나 한 데 어울려서 정신없이 노는 자리에서는 가르치는 자, 배우는 자가 따로 없습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렇게 한 번 제대로 놀아본 어린이들은 다음번에는 자기들끼리 어울려서 놀이를 하게 됩니다. 이래야 진짜 놀이가 됩니다. 뭐든지 자기들이 직접 해야 놀이인 것이지요.

다른 나라에서는 ‘달팽이 놀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잡기’와 똑같은 놀이가 있어서 신기했습니다. 한 번 꼭 해 보세요. 정말 재미있고 땀에 흠뻑 젖을 정도로 충분히 운동도 됩니다.

전국재
평생의 관심사는 초지일관 ‘놀이’다. 현재 청소년과 놀이문화연구소(www.ilf.or.kr) 소장과 장신대 초빙교수로 일하면서 지도자 양성과 저술 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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