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문을 열어보니, 현관 앞에 흰 봉투 하나가 놓여 있습니다. 봉투 안에는 86,400원이 들어 있고, 봉투 앞면에는 “축하드립니다. 선물로 이 돈을 받게 되셨습니다. 이 돈은 저축할 수도, 양도할 수도 없고, 사용하지 않으면 버리게 됩니다”라고 적혀 있습니다.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누군가 나를 위해 선물로 준 이 돈을 기쁜 마음으로 잘 사용하지 않겠습니까? 둘째 날에도 기대하는 마음으로 현관문을 열어보니 같은 봉투가 놓여 있습니다. 다음 날에도, 한 달 후에도 계속해서 봉투가 있다면, 일 년 후에는 돈을 어떻게 사용할까요? 아차, 사용하지 않아 버리는 날도 발생하고, 첫날과는 달리 기대감 없이 봉투를 열어보는 날도 있을 것입니다. 그럼 이 돈을 소중히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일까요?

국민대학교 이의용 교수는 “이 봉투에 들어있는 86,400원은 우리의 시간인 86,400초와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매일 86,400초를 아무런 대가 없이 받습니다. 이 시간이 당연히 주어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 하루가 절실히 필요한 사람은 그 시간을 감사히 여기고 소중히 사용할 것입니다.

웹스터 사전에 보면 시간은 ‘과거로부터 현재를 거쳐 미래로 이어져가는 크고 작은 사건들의 연속’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르면 86,400초는 우리 삶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연속선상으로 놓았을 때 표현할 수 있는 시간의 개념이 됩니다. 삶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사건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이 바로 감사하는 사람들의 태도입니다.
우리 인생을 돌아볼 때, 어떤 사람은 좋았던 사건을 중심으로 기억을 떠올리고, 또 다른 사람은 좋지 않았던 사건을 중심으로 기억할 수 있습니다. 매일의 삶에서 소소한 사건의 의미를 발견하는 사람은 삶을 돌아볼 때 전자와 같이 좋았던 사건을 중심으로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그들은 내가 타인으로부터 대가 없이 받은 선물이 무엇인지를 빠르게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다른 사람과 삶을 비교하며 주어진 사건의 의미를 축소하는 사람은 내가 한 것에 비해 받은 것이 형편없이 적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어디에 속하십니까? 우리 삶에 당연히 주어지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이루어진 것들을 누리는 것, 바로 보이지 않지만 매일 우리의 삶에 주어지는 감사의 제목들입니다. 그 대표적인 선물이 시간입니다. 오늘 감사한 이 시간을 어떻게 보내시겠습니까?

한건수
G.LAB의 대표로 감동서원연구원이자 본지 객원기자로 감사의 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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