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휼한 마음이 창의적 발상으로 이어져

2017년 11월 독일 본에서 열린 제23차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COP23)는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본격적 실천을 다짐하는 자리였습니다. 세계적으로 강화된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달성하려면 전략이 필요한데 특히 건물분야의 에너지 성능 개선은 필수조건입니다.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감축 및 건축부문 신산업활성화 등을 위해 2025년 제로에너지 건축물 의무화를 목표로 관련 정책을 단계적으로 추진해가고 있습니다. 2019년까지 상용화를 촉진하고 2020년부터 공공 건축물에, 2025년부터 민간건축물에 의무화하는 겁니다.

이런 배경에서 대지면적 11,344.80㎡, 건축면적 3,301㎡에 121세대를 대상으로 지하 2층~지상 7층 규모로 준공된 ‘노원 제로에너지주택(Zero Energy House)’은 여러 가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제로에너지 주택의 최대 장점은 단열과 기밀 등에 패시브(Passive) 설계기술을 이용해 적은 에너지로도 쾌적한 생활환경을 유지할 수 있게 하고, 태양광이나 지열 시스템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에너지 비용을 제로화 한다는 점입니다.
입주민은 화석연료 사용 없이 난방‧냉방‧급탕‧조명‧환기 등 기본적인 주거 활동이 가능합니다. 동일 규모의 주택과 비교해볼 때 연간 약 97만원 수준의 에너지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세대별로는 취사·가전제품 및 공용부분 전기에너지 비용을 월 2만7000원 정도만 부담하면 됩니다. 냉난방 비용 부담 없이 항상 쾌적한 온도에서 주거 생활이 가능하며, 중앙장치 내 헤파 필터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해 한층 개선된 주거 환경을 제공한답니다.
그 배경을 들여다보면 임대주택 입주민들도 쾌적한 환경에서 살 권리가 있다는 ‘긍휼한 마음’이 창의적 발상으로 이어지면서 사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앞으로 공사비 저감, 고유기술 개발 등 제로에너지주택 최적화 모델을 실증하면서 2025년 제로에너지 주택 본격 보급·확산에도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각 기관별로 운영하고 있는 제로에너지 관련제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키고,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일이 우선 과제입니다. 노원제로에너지주택이 새 시대로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이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KAIST와 POSRI 연구위원,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에너지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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