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해 쉬운 제품개발·재활용 등 순환경제로 전환해야

세계 인구와 소비가 늘고 자원이 고갈되면서 생태계도 파괴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2050년까지 아시아, 특히 중산층 중심으로 소비는 더 늘고 대기오염·해안 환경 파괴· 질병 등 부작용 또한 확대될 전망입니다.

플라스틱은 매 1분당 5톤 트럭 한 대 분량이 바다에 버려지고 있는데요. 한 국내 단체에 의하면 2017년 여름 전국 해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쓰레기는 일회용 테이크아웃 컵, PET병 등 일회용 연질 플라스틱 포장류였답니다. 편리한 일회용 음료 소비가 늘면서 더불어 테이크아웃 컵 등의 폐기량도 증가한 것이죠. 플라스틱은 잘 관리한다면 매우 편리한 문명의 이기입니다. 반면, 무심코 방치한 플라스틱들이 엄청난 규모로 모여 생태계를 위협하기도 합니다. 플라스틱은 자연 상태에서 분해되는데 수백 년이 걸리는데요. 그 과정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죽는 새와 물고기가 증가하고, 플랑크톤의 성장까지 위협하면서 해양 생태계를 뒤흔들고 있습니다. 청정구역을 자랑하던 남태평양의 한 무인도는 4000만 개에 달하는 일회용 면도기, 생수병 등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여 ‘무인 쓰레기 섬’이 돼버렸습니다.

전 세계 바다에 떠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는 대략 52조 개, 연간 해양투기 플라스틱 쓰레기는 850만 톤으로 추정됩니다. 절반 이상의 해양생물들이 플라스틱 쓰레기로 인해 생존 위협을 받고 있는데요. 더 심각한 것은 지름 5㎜ 이하의 플라스틱 알갱이인 미세 플라스틱 쓰레기입니다. 독성을 가진 유해물질과 잘 결합해 동식물과 인간에게 나쁜 영향을 미치는데 별 해결방법이 없다 하네요.

‘버려진 플라스틱은 독(毒)’이라는 기준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합니다. 근본적으로는 수취, 제조, 처분의 단계로 이어지는 선형경제 구조를 벗어나 자원 절약과 재활용을 우선 고려하는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로 전환해야 합니다. 친환경적으로 분해가 용이한 플라스틱 제품 개발, 사용 후 수거 및 재활용, 버려진 폐플라스틱의 효율적 수거 등 플라스틱의 전과정관리도 절실합니다. 플라스틱 쓰레기 발생과 투기를 줄이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 노력과 생활 속 실천도 필요합니다.

김익수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이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KAIST와 POSRI 연구위원,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에너지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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