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위에서 나온 백조 한 마리
<마틴 루터의 시간을 거닐기> 정현진 지음/바이북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세계기독교회는 다양한 모습으로 이를 기념하고 있다. 아이스레벤에서 비텐베르크를 지나 보름스와 아이젠나흐를 거쳐 바이마르 지역으로 루터와 함께 걷는 종교개혁 성지순례여정을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당신들은 오늘 거위 한 마리(체코 말로 후스라는 말에 거위라는 뜻이 있다)를 불에 굽지만, 그 타고 남은 재에서 100년 안에 백조가 한 마리 나올 것이다. 그 백조를 당신들은 결코 불태울 수 없을 것이다.”
체코의 종교개혁가 얀 후스가 프라하에서 화형당하기 직전 남긴 이 말은 약 100년 후 루터가 비텐베르크 궁정교회 문에 95개 조항을 거는 것을 통해 실현됐다. 종교개혁은 신앙의 근원으로 돌아가는 운동으로, 교회를 끊임없이 개혁하는 것이 오늘의 기독신앙인에게 요구되고 있다. 이 책은 독일 유학 시절 저자인 정현진 목사가 종교개혁과 루터에 관해 쓴 글을 정리해 그때의 사건을 되살려 신앙을 다시 세우는 계기로 만들고 싶어 한다.
루터는 1546년 고향에 있는 성 안드레아스 교회에서 마태복음 11장 28절을 본문으로 설교하는 중 이렇게 말했다. “주님만이 홀로 우리 주님이시며, 선생님이십니다. 저는 주님의 제자입니다. 이 밖에도 복음에 관해서 할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나는 지금 아주 연약합니다.” 이 말이 루터의 마지막 설교였다고 한다.
인생의 위기를 당할 때 그리스도를 믿고 고백하는 사람, 하나님께 순종하느라 세상에 반역한 사람. 그리고 교회를 한없이 사랑하며 교회를 가르친 교사였던 마틴 루터를 우리는 제대로 알아차려야 한다.

사람이 모든 행복을 아는 데는 하루면 충분해요
<희망이 보이는 자리>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 지음 / 비아토르
에버하르트 아놀드가 독일 중부의 작은 마을 자네르츠에서 산상수훈을 실천하고자 하는 몇 명의 친구들과 함께 시작한 공동체가 ‘부르더호프’이다. 이 공동체는 히틀러 치하에서 전쟁과 살육을 반대하다가 쫓겨나 영국으로 이주를 했고, 지금은 여러 나라에서 산상수훈을 실천하는 귀한 모델이 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인 요한 크리스토프 아놀드는 에버하르트 아놀드의 손자이며 목사로서, 평화와 용서를 통한 화해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평생 헌신하였다. 이 책은 딸 캐롤이 크리스마스를 얼마 앞두고 막내아들 딜런을 출산했는데, 아기 등, 팔이 불그스름한 점들로 뒤덮여 있었고, 피부암인 흑색종으로 변할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안 후 쓰여졌다. 저자는 마음고생 하는 딸, 사위, 어린 손자를 위해 삶과 성경에서 발견한 통찰 및 여러 고전에서 가져온 지혜를 통해 삶에서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뛰어넘을 희망을 보여준다. 아놀드 목사가 딸 부부에게 쓴 편지를 읽는데 가슴이 울컥했다.
“어제 나는 그 아이를 향한 너희 부부의 기쁨과 고통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단다. 그 기쁨과 고통은 우리의 것이기도 해. 용기 있는 우리의 어린 전사 앞에 어떤 미래가 있는지는 오직 하나님만 아실 게다… 너희 부부와 딜런은 앞으로 아이의 삶 속에서 넘어야 할 수많은 장애물을 만나게 될거다. 비록 딜런이 육체적으로는 부족함이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은 더 좋은 선물을 주시면서 부족한 걸 채우실 거야.
나도 쉽지 않은 어린 시절을 보내면서 배운 것이 있다면 시련의 때에 가장 큰 도움이 된 것이 바로 유머라는 사실이지. 부모로서 딜런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은 아이의 유머 감각을 키워 주는 거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내가 믿는 신앙과는 관계없이 모두 고독과 상처, 시련과 좌절을 경험하면서 외로워하고 낙담하고 좌절하며, 우울하거나 한두 번쯤은 죄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 결국 저자는 어떤 경우라도 체념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현호
기독교전문서점 기쁨의집 대표로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독서운동과 문화사역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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