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생명신학포럼’ 발족

한국사회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 될 수 있는 주요 사회적 지표에 따르면 한국은 지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의 상황”. “저출산 고령화 추세가 35개 회원국 가운데 35위로 가장 심각하고, 노인 빈곤율은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반면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복지지출(34위)은 가장 뒤떨어진 상태”이며 “자살률 1위라는 오명을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국민 스스로 느끼는 건강도(35위)마저 가장 나쁜 나라”로 꼽혔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핵심지표에서 최하위 수준을 보이는 한국사회는 그만큼 위험천만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는 생명의 가치를 살리는 대안적 신학을 요청받고 있다. 그 흐름 속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지난 시간을 성찰하고 생명이 중시되는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국교회 생명신학 포럼’(이하 생명 포럼)이 발족됐다.

각 분야 전문가들 한 목소리로
지난 5월 19일부터 20일까지 이틀간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 제1회 한국교회 생명신학포럼에는 의료, 환경, 신학, 선교 분야의 전문가들이 발기인으로 나섰다. 특별히 기독교윤리학자 노영상 교수의 ‘왜 생명신학인가’부터 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 이박행 원장의 ‘한국의 전인치유 현장 사례’ 그리고 청량교회 송준인 담임목사의 ‘생태계의 위기와 한국교회의 책임’에서 한국교회환경연구소 유미호 실장의 ‘한국교회 생명운동 현장 사례’까지 이론과 현장 발표가 고루 이루어져 앞으로 생명포럼이 나아갈 전반적 방향을 보여줬다.
생명포럼은 이날 취지문을 발표하며 현재 한국은 “창조주의 질서를 떠난 식생활습관과 운동 부족, 무한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 생활 전반의 환경오염으로 인해 독소 요인이 증가하여 몸의 면역력은 더욱 약화”되어 암을 비롯한 생활 습관병이 급증한 상태이며 거기에 더해 “눈에 보이는 물질세계가 전부라고 파악하는 유물론과 효율성을 일방적으로 추구하는 공리주의와 실용적 가치를 절대화하는 실용주의에서 파생된 초미세먼지, 환경호르몬, 핵발전소 문제로 총체적 생명 위기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런 과정에서 생명 위기 문제를 안고 가야 할 한국교회가 자연과학과 인문·사회과학에 대한 무지로 소외된 인간의 생명과 사회적 고통에 대한 무관심, 지구 생태계에 대한 청지기 역할을 망각하고 있다고 문제의식을 지적했다.

새로운 변화 더불어 ‘생태 신앙’ 재발견으로
생명포럼은 한국사회가 산업화・도시화・정보화로 인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는 지금이 교회 또한 움직여야 할 ‘적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주류사회의 성공과 행복 추구와 별도로 생태문명 의식을 가진 소수의 운동가들이 펼치는 귀농귀촌운동, 생태전환도시운동, 대안교육공동체 등의 부드러운 저항”이 일어나는 시대정신에 걸맞게 한국교회가 마을목회와 생명목회에 관심을 가지고 현대 문명의 폐해를 극복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는 것.
지금은 “생명의 가치를 재인식하고 생명문화를 창달하는 것을 목회와 선교의 우선순위에 두어, 생명 중심의 하나님 나라 운동이 삶의 모든 분야에서 총체적으로 전개되도록 노력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생명신학 포럼 발기인 중 한 명인 이박행 원장(복내전인치유선교센터)은 “전인적 치유와 구원에 대한 구체적 담론을 생산하고 실행 매뉴얼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발기인으로 초청했다”고 말하며, 앞으로 생명포럼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들의 관점에서 생명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학제 간 연구를 통해 결과물을 생산하고 이를 교육용 교재를 만들 것”이라며 이는 “성도들이 제대로 된 신앙생활을 하면 건강하게 삶의 질이 고양될 수 있음을 경험하는 실사구시적 도움을 주는 데에 있다”며 그 포부를 밝혔다.

박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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