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엔 잠자리에 누워 참 공상을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혼자만의 생각에 빠지다 보면 스르르 잠이 들기도 했지만, 어른이 되어 갈 무렵엔 어쩌다 그 생각 속에 갇히게 되면 무서워 잠들기가 어렵기도 했어요. 잠자려고 누웠다 떠오르는 생각에 잠을 설치기가 일쑤였지요.
후회스럽고 힘들었던 기억은 왜 그리 잘 떠오른 건지. 지나간 시간들이 우울함으로 다가왔지요. 내가 나와 대화를 하면 과거는 후회와 자책으로, 미래는 두려움으로 다가오기 마련이었어요. 혼자 하는 생각은 힘이 나거나 무언가 새로운 일을 도모하게 할 만한 좋은 게 아니었지요.
이제 다 커버려 나이가 들었음에도 전 혼자 생각하는 걸 좋아해요. 그런 시간을 통해 지금 내가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돌아도 보게 되고, 복잡한 일들은 간결하게 생각 속에서 정리가 되곤 하지요. 그러다 보면 누군가 말을 걸어 와요. 실수한 일이 떠오르면 그래도 애썼다고, 잘했다고, 네 수고를 내가 다 안다고 말씀해주시는 분이 말이지요. 어려운 일이나 버거운 문제 가운데 있을 땐 굳이 부르지 않아도 찾아오셔서 맘 문을 두드리기도 하시지요. 생각하면 두려운 일들이 떠오를 때면 두려워하지 말라고, 무서워하지 말라고, 함께 해주시겠다고 말씀해주세요.
날 혼자 두지 않으시는 예수님이지요.
그 분을 만나기 전엔 혼자 묻고 답하면서 더 깊은 두려움과 절망 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는데, 이젠 혼자만의 시간이 기다려지고 기대돼요. 지나간 일은 날 더 이상 불행하게 하거나 내 발을 붙드는 것이 아니라, 그 분의 선하신 계획 속에 허락하신 일임을 알게 됐지요. 내가 당하는 문제들은 날 넘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풍성하게 주시려고 허락하신 은혜의 통로라는 걸 경험해요. 미래는 예수님 없인 생각하기 어렵지요.
비록 더운 여름날이지만 밤이면 신선한 공기가 참 살갑네요. 차 한 잔 하면서, 책을 읽으면서도 예수님의 이름을 불러 자꾸 말을 걸게 돼요. 행복하고 든든해지거든요.
혼자가 아니랍니다. 예수 믿으세요.

수필가이자 온곡초등학교 교사. 예수님과 함께하는 삶 속 따뜻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저서로는 <자녀는 엄마의 축복으로 자란다>가 있다. 서울광염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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