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포획대신 생태계 배려해야

바다의 멋쟁이 돌고래는 가느다란 유선형의 몸매가 특징입니다. 주둥이는 중간부터 앞으로 길게 뻗고, 등지느러미는 높고 낫과 비슷한 모양이지요. 온순한 특성을 가진 돌고래가 빠른 속도로 바다를 질주하고 수면 위에 물거품을 내는 광경은 감탄을 자아내게 합니다.
돌고래는 오랫동안 세계 여러 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포획돼 왔습니다. 수족관 전시와 공연을 위해 생포하기도 하지만, 사육이 쉽지 않다보니 오히려 기존에 사육되던 돌고래도 다시 자연으로 돌려보낸다는 것이 세계적인 분위기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우리나라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관광 상품으로 주력하는 고래체험관 수족관에서 5마리의 돌고래가 죽었다고 또다시 수입을 한다 해 논란이 일었습니다. 먼 거리를 마음껏 이동해야 할 돌고래의 특성을 무시하고 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다보니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결과였는데, 이런 의도적 행위를 반복한다는 겁니다.
설상가상 수입처인 일본 다이지 마을은 돌고래를 잡아 죽이는 과정에서 어미가 내는 신호를 듣고 찾아오는 새끼 돌고래를 포획해 악명이 높은 곳입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고 야만적인 행위 금지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끄떡도 하지 않습니다. 돌고래수입과 관련해 우리 정부도 전시장 수조의 규격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며 방치하고 있습니다.
자연의 질서를 거스르는 돌고래 쇼는 분명 불필요한 동물학대 행위입니다. 과거 볼거리가 없던 때와는 달리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실시간 영상물과 정보들을 골라 볼 수 있기에 돌고래 생활이 궁금하다면 이미 잘 만들어진 다큐멘터리를 보면 됩니다. 세계적 흐름에 역행하는 돌고래의 포획과 수입, 공연은 더 이상 없어야 합니다. 미래 세대들을 생각해서 생태계가 건전하게 균형을 이루도록 배려해야 하지 않을까요?

환경일보 편집대표이사이자 한양대학교 행정대학원 겸임교수. KAIST와 POSRI 연구위원, 한국환경공단과 한국에너지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으며, 꿈의숲교회 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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