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수많은 기적들을 담고 있지만 그 기적들이 하나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언급 외에 구체적 설명은 없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자연현상, 과학, 그리고 의학을 통해서도 자신의 말씀이 진실임을 사람들이 알기 원하신다. 실제로 고고학과 과학, 의학의 발달에 따라 성경 말씀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속속들이 나오고 있다. 물론 이성적‧과학적 관점만으로 성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하지만 성경을 과학이나 이성과는 동떨어진 신화의 세계로 이해하는 것은 더 큰 왜곡을 낳을 수 있다.
하나님 형상으로서 우리는 지성을 올바르게 사용하여 그분의 성품과 사역을 더 깊이 알아갈 책임이 있다.

“그 해산 기한이 찬즉 태에 쌍둥이가 있었는데 먼저 나온 자는 붉고 전신이 털옷 같아서 이름을 에서라 하였고 후에 나온 아우는 손으로 에서의 발꿈치를 잡았으므로 그 이름을 야곱이라 하였으며(창세기25:24~26)”

야곱이 쌍둥이 형 에서의 발꿈치를 잡고 태어났다는 기록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을까? 아니라면 신화일까?
쌍둥이도 여러 종류로 분류할 수 있는데, 에서와 야곱은 태반과 양막을 공유한 ‘단일 양막성 쌍둥이’일 가능성이 있다. 단일 양막성 쌍둥이는 일란성 쌍둥이의 약 1% 정도를 차지하는 극히 드문 현상인데, 좁은 하나의 양막에 두 태아가 공존하므로 임신 초기부터 서로 부딪히고 엉키고 탯줄도 엉켜서 한 태아 또는 두 태아 모두 자궁 내에서 사망을 초래할 수도 있고 분만과정에서도 둘이 같이 밀려 내려오면서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아주 많다. 야곱이 에서의 발목을 잡고 태어났다는 기술은 아마도 손으로 잡고 태어났다기보다는 발목을 잡은 것처럼 엉켜서 태어났을 가능성이 더 많아 보인다.
또한 에서의 피부가 붉고 털이 많은 이유는 쌍태아간 수혈증후군(transfusion syndrome)에 의해서 한 태반에서 대부분의 피가 한 아기로 갈 때 생길 수 있는데, 야곱보다 에서가 태반에서 영양 공급을 많은 받아서 생긴 결과가 아닌가 생각이 된다. 쌍태에서 한 아기는 매우 크고 건강하며, 다른 아이는 약골로 나오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주로 일란성 쌍태에서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이란성 때도 가능하기는 하다.
의학계에서는 최초의 단일 양막성 쌍둥이의 의학적 기록이 17세기 Viardel이 기록한 것이 최초의 기록이라고 하지만 필자의 견해로는 창세기 25장의 에서와 야곱의 출생기록이 최초라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 창세기 25장의 쌍둥이 분만 이야기는 의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이고, 성경은 진실을 기록한 책이라는 것을 더욱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생각된다.

이종훈
닥터홀 기념 성모안과 원장이자 새로남교회 월간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대학시절부터 성경 속 의학적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저서로는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과 <성경 속 의학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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