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천국 Family> 펴낸 전영혜 작가

“우리들 각 가정의 삶이 정원을 가꾸는 일과 비슷하다는 깨달음이 오더라고. 잡초를 뽑고 긴 가지를 자르며 잔디를 깎지 않으면 얼마 안 가서 엉킨 수풀처럼 될 수 있다는 것, 애정을 가지고 돌보지 않으면 정원은 곧 표정을 잃어버리게 된다는 것이 비슷하더군.”(148쪽)

이처럼 정원 가꾸듯 가정을 일궈간다면 ‘셀프 힐링’조차 가능할 것이라고 <작은천국 Family>의 저자(사진)는 말한다. 전영혜 작가에게 이런 가정의 향기를 느끼고 싶었다.

잘 가꾼 정원 같은 가정은 어떤 가정일까요?
“잘 가꾼 정원은 어떤 면에서 이상적인 모습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계속 잘 가꾸자는 ‘진행형’을 말합니다. 가정의 양상은 엉겅퀴가 있는 수풀과 같은 모습으로부터, 정원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아 나름 정돈하며 살아가는 가정까지 여러 부류가 있다고 봐야지요. 셀프 힐링은 그 모자라는 부분을 들여다보며 문제를 짚어가다가 스스로 채운다는 의미이구요. 그런 의미에서 바람직한 가정은 인간적인 사랑이 바탕이 되어 시작되지만, 아가페의 무조건적 사랑을 배울 수 있는 장이 된다고 할 수 있지요. 그것은 시시각각 봐주고 기다려주는 분위기를 서로 배워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가정은 용기(empowering)를 주어 각자의 달란트를 발휘하게 하며, 가족 간의 친밀함(intimacy)을 통해 자연스런 분위기 속에 좋은 유머가 있게 되지요.”

특히 가족들의 ‘기본’을 늘 잡아주는 ‘소리굽쇠’ 같은 엄마의 역할이 참 소중해 보였습니다. 우리가 놓치고 있는 ‘소리굽쇠’ 엄마의 모습은 무엇일까요?
“제 딸이 표현한 ‘소리굽쇠(tuning fork) 엄마’는 가족 구성원들이 이런저런 말을 해올 때 항상 기본을 생각해보게 한다는 뜻일 거예요. 문제가 아닌 신앙과 삶의 기본부터 점검한다고 할까요. 어떤 날, 가족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하면 ‘어쩜 한 명씩 돌아가며 이렇게 문제를 가져올까’ 싶을 때도 있었지요. 그래서 제 역할을 가족구성원 각각에게 화음 맞추는 거라고 했는데, 소리굽쇠는 딸이 쓴 표현이니까 나중에 물어봐야겠어요.”

한국 사회의 가정들이 무너지는 원인 가운데 무엇보다 경제적 원인들이 큰 것으로 나타납니다. 게다가 청년 실업률도 높고 가계 빚의 규모도 적지 않습니다. 이런 사회에서 들이닥치는 가정의 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저는 사회적인 문제를 전반적으로 볼 큰 안목은 없습니다. 단지 큰 불을 끌 수 있는 장비를 가진 분들이 시스템을 보며 변화시켜야 할 것이고, 저는 각 가정과 교회에서 자신들의 아이와 교회에 속한 아이들을 잘 돌보는 것이 할 일이라고 여겨집니다. 필요한대로 장학금과 구제비, 또는 지원금으로 용기를 주고 바른 직업과 경제관을 갖게 가르쳐야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엄마 아빠의 자격’에 대해 깊이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적지 않은 무자격증 부모들의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까요?
“대부분의 부모들이 부모가 될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섭니다. 아이들은 쉼 없이 자라는데 부모들은 함께 성장하지 못하고 옛 지식에 머물고요. 그 갭을 줄이고 싶은 부모라면 지금부터라도 좋은 글을 골라 읽어야 합니다. 어렵지 않은 교육심리학 책을 찾아 밑줄 그으며 읽고 꼭 필요한 부분을 뽑아놓는 것, 자신들의 세대에 맞는 교육방송 프로그램도 찾아서 보고 쉬운 것부터 실천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말씀과 기도로 자신을 내려놓고 대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노인들이 차지하는 영역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이 그들의 지혜에 귀기울일 수 있다면 많은 문제를 예방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세대 사이의 조화가 왜 필요한지, 어떻게 이룰 수 있을지 이야기해 주십시오.
“세대가 함께 어울리려면 윗세대 스스로 자신들이 지닌 것을 귀히 여겨야 합니다. 그것을 받을 만한 젊은이에게 나눠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지 정리해 나가야 해요. 나눌 수 있는 것은 역사, 삶의 이야기를 비롯해 심지어 김장 노하우, 바느질 법, 오래된 물건들도 있을 것입니다. 이 가운데 잘 정리된 회고록은 삶의 지혜가 되므로 너무 늙기 전에 써가기 시작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겉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로 새롭게 하시는 말씀을 통해 자신을 가꾸어가야 합니다. 젊은 세대들 중 지혜 있는 사람들이 먼저 노인들 곁으로 와서 좋은 것을 얻는 모습을 보면 다른 사람들도 따라오지 않을까요.”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을 독자들에게 덧붙이고 싶은 말씀은?
“<작은천국 Family>를 읽어가면서 자신과 비슷한 이야기가 생각나면 적어보길 권합니다. 가라앉았던 무거운 찌끼를 건져내는 기분을 느낄 겁니다. 가벼운 이야기를 글로 썼지만 그 안에서 말하는 의도를 생각하며 따라가면 자신에 대한 너그러움 갖기, 아이에게 좀 더 사려 깊게 대하기, 엄마에 대한 객관적 이해 등을 얻게 될 것입니다.”

박명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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