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성탄절이 되면 동정녀(virgin)의 몸에서 태어나신 예수님을 기념하는 행사를 한다.
그러나 그것이 가능한 것일까? 예수님 시절에는 이 질문의 답은 NO이었겠지만, 현재에는 YES다.
2015년 9월, 영국의 데일리 메일은 과거 5년 동안 25명의 처녀가 시험관아기 시술로 아이를 낳는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시험관아기 시술은 난자를 채취한 뒤 시험관 내에서 정자와 수정시켜 그 수정란을 자궁 내에 착상시키는 방법으로 임신을 하는 방법을 말한다. 이런 시험관아기 시술은 보통 불임부부가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이렇게 처녀들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아기를 갖기 위해 사용하기도 하는 모양이다.
한편 복제양 ‘돌리’를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했던 영국의 에든버러대학은 2005년, 인간의 난자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방식으로 세포분할을 유도하여 난자만으로 만든 초기 배아를 만드는데 성공했다. 물론 이 초기 배아를 치료목적의 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있는 단계로까지는 키우지 못했지만…. 어찌되었건 인간들이 난자만으로 생명을 만들어내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로부터 자신의 몸에서 예수님의 나심을 예고 받는다. 하지만 마리아의 대답은 “나는 남자를 알지 못하니”였고, 가브리엘은 “성령이 네게 임하시고 지극히 높으신 이의 능력이 너를 덮으시리니”로 종결을 짓는다(누가복음 1:26~38).
요셉은 자신의 약혼녀인 마리아가 동거하기 전에 아이를 갖게 되자, 조용히 끊고자 했지만, 꿈에 주의 사자로부터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된 것을 듣게 되고, 아들을 낳기까지 동침하지 않는다(마태복음 1:18~25).
신실한 유대인이었던 마리아와 요셉은 창세기에 기록된 100세의 노구 아브라함과 생리가 끊긴 사라 사이에서 태어난 이삭의 이야기를 묵상하며 조용히 예수님의 탄생을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완전한 신이자 완전한 인간이셨던 예수님은 이렇게 마리아의 태중에서 여느 태아들과 마찬가지로 큰 울음을 터뜨리며 태어나셨을 것이다.
성경은 창세기로부터 요한계시록까지 기적으로 가득 차 있고, 동정녀의 몸에서 나신 예수님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우리 크리스천들은 궁극적으로 믿음으로 이것을 사실로 받아들여야겠지만, 하나님은 과학과 자연현상 그리고 의학을 통해서도 성경이 허구가 아닌 진실임을 알기 원하신다고 믿는다. 물론 이성적 과학적 관점만으로 성경을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성경을 과학이나 이성과는 동떨어진 신화의 세계로 이해하는 것은 더 큰 왜곡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예수님 당시 동정녀가 아이를 임신했다는 소식은 마리아나 요셉처럼 천사의 계시를 받지 않는 이상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었을지 모르겠지만, 난자만으로 생명을 만들어내는 시도를 하고 있는 이 시대에서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오히려 사실로 받아들이고 과학적으로 이 현상을 규명하려고 애를 쓰는 사람들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올 겨울에는 예수님이 태어나신 베들레헴을 아들과 함께 직접 방문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벌써부터 마음이 설렌다. 메리 크리스마스~

이종훈
닥터홀 기념 성모안과 원장이자 새로남교회 월간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저자는 대학시절부터 성경 속 의학적 이야기에 대해 관심을 기울였다. 저서로는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과 <성경 속 의학 이야기>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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