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리우올림픽 응원단 윤덕신 목사

브라질 리우올림픽 현장, 선수들 이름을 부르며 응원하고 기도하는 이들이 보인다. 치안이 좋지 않아 시합장을 찾아가는 일 자체가 어려운 일이었다. 위험한 곳은 브라질 운전사들도 들어가지 않겠다고 하는데 그래도 거기까지 찾아갔다.
이유는 하나였다. 태릉선수촌에서부터 함께 기도하고 예배했던 국가대표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서, 메달 획득을 못 하는 선수들이 있다면 그들을 격려하고 위로하기 위해서, 아직 예수님을 모르는 선수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온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30여 년간 스포츠 선교에 전력
지난 8월 3일부터 24일까지 태극기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국가대표선수들을 응원했던 올림픽선교위원회 실무회장 윤덕신 목사(67·여의도순복음교회 체육교구). 노구이지만 그 기백만큼은 젊은이들 못지않다. 큰 소리로 선수 이름을 부르면 일부러 만나러 오는 선수도 있고, 메달을 땄다고 기뻐 찾아오는 선수들도 있다.
“이번 리우올림픽이 8번째 올림픽이에요. 1989년부터 바르셀로나, 애틀란타, 시드니, 아테네 등 나라로 따지면 36개국을 다녔네요.”
그냥 쉽게 앉아 시합을 구경하는 것이 아니다. 윤 목사를 포함해 5명의 응원단은 새벽 5시면 일어나 그날 시합에 나가는 선수들을 위해 기도하고 시합장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거기서 자기 몸집의 배가 넘는 태극기를 들고는 목이 터져라 외친다.
양궁 결승전을 앞둔 장혜진 선수와는 시합 전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었다.
“의로운 팔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서 퍼펙트 10점을 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혜진이가 참 잘해줬지요.”
그러나 윤 목사의 시선은 오히려 다른 선수들에게 가 닿는다. 지고 나오는 선수들 안수해주고 축복송을 불러주고, 같이 붙잡고 눈물을 흘린다.
“올림픽 응원은 메달을 따는 선수들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메달을 따지 못한 선수들을 위로하러 가는 것입니다. 어제도 메달을 못 따고 울며 안기는 아이에게 말했지요. ‘우리 동경올림픽 가자. 알았지?’ 경기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이게 끝이 아님을,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설 수 있음을 말해주지요.”

은메달, 동메달을 따고도 힘들어하는 선수들, 메달을 따지 못해 스스로 위축되어 있는 선수들. 특히 한국에 들어올 때 모두 환호 받고 앞문으로 나와 플래시 세례를 받을 때 메달을 못 딴 선수들은 뒷문으로 나가 먼저 버스에 타고 있는 모습을 볼 때 정말 마음이 아프다고.
“금메달만 인정하는 우리 문화는 진짜 잘못된 것입니다. 금메달을 못 땄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모두 같이 노력했는데 박수를 쳐주는 것이 옳습니다.”

태릉선수촌에서 ‘국가대표 어머니’로 불리는 윤 목사는 1990년 태릉선수촌 내에서 예배를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 저녁 7시에 드려지는 예배이며, 그렇게 만난 선수들 뿐 아니라 다른 선수들에게 전도하기 위해 그때부터 지금까지 올림픽뿐 아니라 아시안게임 등 국내외 중요 경기마다 윤 목사는 좇아가 기도와 응원을 한다. 그런 헌신으로 지난 2008년도에는 스포츠선교대상을 받기도 하였다.
“어려서 육상이랑 농구를 했는데 결핵성 늑막염과 악성빈혈로 선수생활을 할 수가 없었어요. 그래서 운동을 포기했지요. 어린 시절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보면서 ‘나도 저걸 타고 5대양 6대주를 다니게 해 주세요’ 기도했는데 하나님께서 다 들어주신 겁니다.”
윤 목사 입에서 벌써 전국체전 등 다음 경기에 대한 이야기가 줄줄 나온다. 도쿄올림픽에도 참석할 것인지를 묻자 그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이고, 그때 신앙을 가진 세계의 스포츠 스타선수들을 초청하여 어린이들에게 레슨도 시켜주고 간증도 들려주는 행사를 갖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어려운 사정으로 운동을 포기하는 아이들이 없도록 기도하며 재정 후원자들과 연결시켜 주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하나님께서 제 꿈을 포기시키지 않으신 것처럼, 제 기도를 들으신 것처럼, 저도 운동하는 친구들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도우며 그들이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