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의 공간을 찾아서-제주도 곶자왈 환상숲
‘곶’은 숲을, ‘자왈’은 가시덤불로 덮여 있는 공간을 의미하는데, 말 그대로 가시덤불 숲, 쓸모없는 땅이라 여겨져 그동안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은 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하게 되었다.
그런 곶자왈이 최근에 주목을 받게 된 것은 용암이 남긴 신비한 지형 위에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보존 가치가 높은 곳이라는 것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식물로는 개가시나무, 더부살이고사리, 동물로는 제주휘파람새 등 세계적인 희귀종과 멸종위기 생물이 서식하고, 돌 위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나무는 넘어지지 않기 위해 단단한 뿌리를 사방으로 뻗어 버티며 살아간다.
또한 여름에는 시원하고 겨울에는 따뜻하여 세계에서 유일하게 북방 한계 식물과 남방 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곳이며, 크고 작은 암괴들이 두껍게 쌓여 있어 빗물이 지하로 스며드는 청정지하수의 원천이기도 하고, 한겨울에도 푸른 숲을 이루어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줘 ‘제주의 허파’라 인정받고 있다. 그래서 지난 2012년 제주에서 열린 세계자연보전총회는 곶자왈을 의제로 채택하기도 했다. 그런 곶자왈이 제주에는 네 개 지대가 있다. 애월 곶자왈 지대, 한경-안덕 곶자왈 지대, 조천-합덕 곶자왈 지대, 구좌-성산 곶자왈 지대가 그것이다.
그 가운데 세계자연보전총회 곶자왈 홍보사진 촬영지이자 최근 KBS TV <인간극장>에 방영된 ‘환상숲 곶자왈공원(http://jejupark.co.kr)’은 그런 특별한 환경에 ‘스토리’를 입힌 곶자왈이다.
제주 한경면에 위치한 환상숲은 도너리오름에서 분출해 2km 정도 흘러내려온 용암의 끝자락에 있다. 멋진 숲에 취해 있을 때 이형태 대표를 비롯한 8명의 숲 해설가가 그곳에서 서식하는 동식물 이야기를 삶과 연결하여 들려준다.
“지식 전달을 넘어 나무들이 돌 위에 뿌리를 내려야 하는 환경 속에서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리고 서로를 어떻게 돕고 있는지를 나누며 삶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을 갖습니다.”
차별화 전략은 성공을 했고, 이야기로 만든 프로그램만 35가지에 달한다.
또한 환상숲에는 화산석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드는 11곳의 ‘숨골’이 있는데 이곳은 눈이 내려도 절대로 눈이 쌓이지 않으며, 여름과 겨울에도 15도를 유지하는 신비로운 공간으로 유명 연예인들의 뮤직 비디오와 영화 촬영장소로 많이 알려져 있다.
그런 이유로 해마다 방문객 수가 늘고 있는데 그래도 이곳이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자연 그대로 둔다’, 즉 ‘개발 최소화’가 원칙이기 때문이다. 나무로 만들어진 몇 개의 푯말 외에는 숲에 가면 쉽게 볼 수 있는 그 흔한 나무데크도 조성되어 있지 않다. 인위적인 것은 결국 자연환경을 해치고, 있는 그대로가 가장 아름답기 때문에 장식하지 않는 것.
“비가 오는 숲도, 눈이 오는 숲도 다 좋아요. 숲이 우리에게 들려주는 소리를 들어보러 오세요. 그것만으로 충분합니다.”
유료 입장이지만 자전거나 도보여행객은 ‘착한 여행객’이라고 1000원 더 할인해주니 그것도 잊지 말도록.
환상숲 곶자왈공원
· 입장 시간 : 09:00~18:00(일요일 오전 휴무)
· 입장 요금 : 일반 5천 원,
어린이 및 청소년 4천 원, 단체 4천 원
· 문의 : 064)772-2488
이경남 기자
penshock@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