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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다행입니다”
[192호] 2015년 11월 01일 (일) 박보영 @
   
길 잃은 강아지
자동차들이 쏜살같이 달리는 고속도로에 강아지가 나타나 아찔한 횡단을 한다. 저만치 급브레이크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란 강아지. 그만 자리에 앉아 버렸다. 나는 그 틈을 타 비상등을 켜고 얼른 뛰어나가 강아지를 안고 차에 탔다.
‘아, 살렸다!’ 어쩌다 길을 잃어 고속도로에까지 올라오게 되었을까? 설마 차에서 버려진 건 아니겠지? 생각의 꼬리가 길어졌다. 유기견 센터로 보내야 하나? 요즘은 열흘만 지나도 안락사를 시킨다는데, 어떻게 주인을 찾아주지? 사진과 특이사항을 센터에 보내주고 주인이 나타나면 보내주자 싶었다. 일단 강아지를 집으로 데려와야 했다.
어머니의 눈치를 살피며 거실 한 켠에 자리를 깔고 사료와 물을 나란히 두었다. 그 밤, 강아지는 깊이 잠이 들었다. 참 다행이다. 한동안 부르게 될 강아지의 이름을 지어주었다. 성은 ‘참’이요, 이름은 ‘다행’이라고.

더 사랑 못한 죄
이튿날 아침, 다행이와 산책을 나갔다. 문득 오래 전에 같이 살았던 강아지 ‘복남이’가 떠올랐다. 복남이는 내가 집을 나설 땐 마치 다시는 볼 수 없을 연인처럼 배웅해주었고, 내가 집에 들어설 땐 첫눈에 반한 연인처럼 맞아 주었다. 그런 모습을 볼 때면 표현이 좀 그렇지만 나의 신앙이 개 같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 적이 있다. 얼마 전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는데, 미국의 한 할머니가 자신의 차에다 이런 글귀를 붙여서 운전을 했단다.
“사람을 알면 알수록 개를 더 사랑하게 된다.”
사람이란 존재를 알면 알수록 사랑 없음에 실망하게 되어 오히려 개와 같이 사랑하는 모습에 감격하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야말로 사랑 없는 사람을 더욱 사랑해야만 하는 역설이구나 싶었다. 사랑. 어디 쉬운가. 낙서처럼 썼던 글이 생각났다.

사랑하라!
안되면 더!
안되면 더 더!!
안되면 더 더 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죄
‘더 사랑 못한 죄’


‘Amazing Grace’
다행이와 셋째 날 산책을 나섰다. 저만치 할머니만 보이면 다행이의 태도가 유난스러웠다. 제 주인이 할머니였을까? 문득, 복남이 다음으로 같이 살았던 ‘몽이’가 생각났다. 어느 날 몽이가 가출했을 때의 일이다. 동네방네 전단지를 붙이고 아침저녁으로 몽이를 부르며 골목골목 헤집고 다녔다. 유기견 센터 홈페이지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몇 번을 살펴도 몽이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나 해서 센터에 들러 신음하는 강아지들의 눈빛을 봤다. 눈빛이 통하는 한 녀석!, ‘아! 세상에!’ 몽이였다. 센터 홈페이지에 유기견 사진이 빠지기도 하나 보네! 몽이를 안고 집으로 향할 때, 얼마나 기뻤던지 익숙한 노래가 흥얼거려졌다.
“잃었던 생명 찾았고 광명을 얻었네.”
나를 찾은 몽이의 노래가 아니라, 몽이를 찾은 나의 노래였다. 그랬다. 잃었던 생명을 찾은 나의 노래보다, 잃었던 나를 찾으신 하나님의 노래. 나보다 더 나를 사랑하시는 하나님. 그 후로 내게 있어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라는 찬송은 인간이 하나님을 찾은 감격보다, 하나님이 인간을 찾으신 감격이 우선이 되었다. 그분은 사랑이시니.
어찌 보면 경배와 찬양은 우리가 부르는 노래라기보다 하나님이 부르시는 노래가 아닐까. 우릴 자녀 삼으신 그분. 우리는 하나님의 노랫말. 세상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은 오미자(五味子)와 같이 여러 가지의 맛이 담긴 노래를 부르지 않으실까. 아픔 많고 말 많은 시끄러운 세상이어도 어디에 핀들 꽃이 아니랴. 그렇게 양심껏 정직하게 성실하게 살아내고, 살리고는 숨어 버리는 별과 같은 이들에게 세상은 별밭이리라.
다행이를 만나고 지난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등대를 켜 보는 영혼의 시간을 가진다.
참 고맙습니다. 그래서, 그래서 참 다행입니다.

박보영
찬양사역자. ‘좋은날풍경’이란 노래마당을 펼치고 있다. 오직 한 사람을 위한 콘서트라도 기꺼이 여는 그의 이야기들은 아름답고 감동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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