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강한의원 및 평강식물원 이환용 원장

“학생, 이 나무껍질이 콧병에 좋다는데 좀 구해다 줘.”
평소 알고 지내던 이웃집 할머니는 비염이 너무 심해 냄새도 못 맡고 맛도 몰라 음식에 간을 맞출 수도 없으니 너무 고통스럽다고 하셨다. 어느 날 이걸 달여 먹고 나았다는 이웃 이야기를 들으시고 나무껍질 하나를 얻어 오셨다. 그래서 약재 방을 이곳저곳 수소문한 끝에 구해드렸다. 보름쯤 지났을까? 할머니께서 흥분해서 찾아오셨다. 30년 앓던 콧병이 나은 것이다. 이때 알게 된 참느릅나무껍질, ‘유근피’는 제비가 흥부에게 물어다 준 박씨 같은 존재였다.

한의사의 꿈, 8전 9기로 이뤄
비염 및 아토피 개선 한방 치료제로 유명한 평강한의원 이환용 원장(사진)의 이야기다. 그러나 그 박씨가 꽃을 피우게 된 건 세월이 한참 흐른 후였다.
그의 삶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피난민들이 모여 살던 동네에서 가난하고 어렵게 살면서 신경쇠약을 앓기도 했다. 중학생 때 신앙생활을 시작하며 조금씩 행복을 알아갔지만, 즐거운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고등학교 2학년 방학 때 교통사고를 당해 6개월간 병원생활을 하게 된 것이다. 공부에 흥미를 잃었고, 무릎에 깁스를 오래 하다 보니 감각도 사라졌다. 절망스러웠다.
하지만 인생을 바꾸어 놓은 순간이 찾아왔다. 우연히 라디오에서 지압이 건강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지압원에 찾아가 가르쳐달라고 무작정 사정을 했다. 한의원에도 찾아가 침술도 배웠다. 그렇게 배운 대로 지압을 하고 침을 놓아보니 다리가 치료되는 놀라운 경험을 했다. 그 때 목표를 정했다. 한의사가 되기로.
“독서실에서 일해 숙식을 해결하며 대학 입시를 준비했어요. 시험에 두 번 낙방하고 군대도 다녀와야 했지요. 어느 날 속상한 마음에 옥상에 올라가 하나님께 하소연을 했어요. 그런데 하늘의 별을 보자 마음이 뜨거워졌어요. 쏟아지는 별들처럼 많은 환자들을 보내주리라고 위로해주시는 것 같았어요. 8번의 낙방에도 불구하고 계속 도전을 했고, 9번 만에 합격을 했어요.”
이 원장은 힘들고 지쳤던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았던 이유는 하나님이 포기하지 않으시기 때문이었다고 했다.

평강식물원을 만들다
한의대 생활은 감사의 연속이었다. 날마다 하나님을 찬양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공부했다. 국가고시를 앞두고 미리 합격을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며, 강남에 한의원 자리를 물색했다. 단돈 40만원뿐이었지만, 어렵사리 개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재정 악화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다.
“어느 날 아들과 제가 독감에 걸리게 되었어요. 알레르기성 비염으로까지 진행되었는데, 문득 재수 시절, 할머니께서 찾으시던 느릅나무 껍질이 생각났습니다. 약재를 사다 연구하기 시작했고, 6살 아들에게 먹여보니 효과가 있었습니다.”
이후 언론에 알려지면서 전국에서 환자들이 몰려왔다. 성공하고 나니 어릴 적 고향이 생각났다. 시멘트와 아스팔트에 둘러싸여 사는 도시 사람들에게 어릴 적 뛰놀던 동산을 만들어주고 싶었다. 흙을 만지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체험하며 하나님의 오묘하신 섭리를 깨달을 수 있는 식물원을 만들고 싶었다. 그렇게 시작된 것이 지금의 평강식물원이다.

비염에 이어 아토피까지
직원 한 명이 아토피로 10년 동안 고생하고 있었는데, 치료약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해왔다. 새벽마다 기도하며 하나님께 지혜를 구했다. 역시 느릅나무껍질을 주재료로 3개월간 연구한 끝에 약을 개발했고, 직원은 치료되었다. 이렇게 개발된 ‘ATO순’은 아토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새 희망을 주고 있다. 전 세계에 피부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을 치료하고 싶은 꿈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도 등록을 했다.
“아토피의 어원을 보면, ‘비정상적인’, ‘기묘한’, ‘뜻을 알 수 없는’이란 뜻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원인이 복잡하게 뒤엉켜 발병하는 것으로 치료가 매우 어렵다는 것이지요. 서양의학에서는 난치성 질환으로 보고 증상 완화에 중점을 둘 뿐입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위대하십니다. 하나님이 주신 선물인 자연에 모든 병을 치료할 수 있는 약이 있습니다. 이것을 믿었기에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스테로이드 부작용이 없는 탈모 치료제도 개발했다.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며 공생할 때 건강도 되찾을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흙에 생기를 불어넣어 사람을 만드셨고, 또한 흙은 식물을 자라게 합니다. 여기에서 나온 약은 부작용이 없이 우리를 회복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자연 속에 무한한 치료와 회복이 있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좋겠습니다.”

평강식물원, 포천 18만평 대지 위 생태정원
■ 평강식물원은 온통 흙길이다.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이 없다. 비가 쏟아지는 날엔 흙이 쓸려나가서 복원하는데 많은 노력이 들어가지만 어느 한 길도 포장하지 않았다. 하루 종일 돌아다녀도 전혀 힘들지 않고 오히려 피로가 풀리는 길에서 흙을 밟으며 맑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

■ 평강식물원의 주인은 자연이다.
좋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인위적으로 가꾸기보다 자연이 가진 아름다움을 지켜내기 위해 노력했다. 병충해가 발생해도 농약도 쓰지 않고, 자생력 있는 식물원으로 만들었다. 생태 그대로 보존을 하니 다섯 종류의 개구리가 살고 있고, 꿀벌과 고라니도 볼 수 있다.

■ 평강식물원은 고향이다.
어릴 적 뛰어놀며 달래와 냉이도 캐고, 진달래와 아카시아 꽃잎도 따 먹던 아름다운 고향의 향취를 느낄 수 있다. 방문객이라면 누구나 자연으로부터 치유와 회복의 수액을 공급받게 될 것이다.
평강식물원의 5월은 꽃들이 가장 화려함을 뽐내는 시기로 이제껏 보지 못한 특별한 자연의 봄을 만날 수 있다. 식물원에는 연못정원, 습지와 초원, 암석원과 이끼원 등 12가지 생태정원이 있으며, 식물원 전체를 둘러보는데 약 1시간 반에서 2시간이 소요된다. 봄을 맞아 다양한 축제가 진행 중이며, 아이들을 위한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준비되어 있다. 자연 속에서 가족 추억을 만들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단체야유회로도 장소로도 적합하다.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아 입장료 할인 행사를 하고 있으며, 연중무휴로 운영된다.
위치 : 경기도 포천시 영북면 산정리 668
관람 안내: www.peacelandkorea.com, 031-531-7751

우수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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