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야! 예수쟁이, 그것이 바로 내 정체성!”

“나는야 예수쟁이 사람들이 내게 손가락질 해도 상관없어 나는 신경 안 써 그것이 바로 내 정체성!”
배우이자 랩퍼인 양동근 씨의 ‘주님을 따라라’ 힙합찬양이 예배실 안에 울린다. 흥겨운 힙합 리듬에 젊은이들이 박자를 맞추며 몸을 움직인다. 크리스천이라고 밝히면 손가락질 받는 요즘, 그렇지만 상관없다고, 신경 안 쓴다고 외친다. 그게 바로 나라고 노래한다.

청소년들에게 힙합 통해 복음 전하고 싶어
영화 ‘블랙가스펠’ 이후 양동근 씨를 만나게 된 것은 참 의외의 장소였다. 아름다운동행 창간 8주년 감사예배에 스토리셋 이임주 대표와 방문하여 세 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조용히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이었다. 고마웠다는 인사에 “에이, 뭐, 아니에요”라며 순하게 웃는다.
최근 ‘흉배’라는 이름으로 팀 힙합찬양을 하고 있다는 양동근 씨. 드라마다, 영화다, 음악예능프로그램까지 굉장히 바쁜 일정을 보낸 것으로 아는데 시간이 있었냐고 물었다.
“힙합으로 찬양하는 것은 20대부터니까 꽤 오래 전에 시작했어요. 스무 살이 넘어 지인의 전도로 교회를 다니게 되었고, 워낙에 힙합을 좋아하는데 ‘각자 자기 달란트대로 섬기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라’는 목사님 말씀에 랩으로 찬양하게 되었지요.”
양동근 씨는 ‘힙합’이라는 단어만 나오면 눈빛도 몸 추임새도 달라진다.
“힙합찬양을 청소년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요즘의 언어잖아요. 힙합이 그 ‘언어’로 청소년들과 연결되면 좋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동근 씨의 찬양에는 다른 힙합음악에서 드러나는 공격적인 스타일의 랩가사가 보이지 않는다. 주로 성경말씀을 그대로 전한다.
“가만히 힙합찬양을 듣다보니 개인적인 생각이 들어갈 때 모호해지는 부분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말씀으로만 찬양해야 겠구나 생각했지요.”
오히려 말씀을 계속 노래하니까 그 의미가 그에게 더 파고들었다고.
“찬양할 때만 얻을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어요. 찬양이 제게는 곧 예배입니다. 일상에서는 모두가 힘든데 찬양을 하면 힘이 나고 영혼이 살아납니다”고 말하는 그에게 ‘흉배’란 이름을 팀사역에 붙인 이유를 물었다.
“흐흐, 사실 모두가 복음의 전신갑주 중 ‘의의 흉배’를 생각하실 텐데요. 그게 첫 번째 의미라면 ‘흉한 무리배’라는 의미도 있어요. 뭔가 힙합적으로 생각한 것이지요(웃음). 크리스천의 정체성과 힙합의 정체성을 결합시킨? 사실 흉(凶)이라는 한자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어요. 그렇게 죄인이었던 우리 안에 십자가가 존재하고, 지붕은 없지만 오히려 하늘을 지붕 삼는 사람들로 사는 거지요.”

‘아버지의 마음’ 알게 되어
어려서부터 배우생활을 해왔던 양동근 씨, 그에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경험에 대해 묻자 눈동자를 굴리며, 고민을 한다. 뭔가 극적인 경험을 말해달라는 것이 아니라 깊이 하나님을 만나게 된 내용이라고 설명하자, 아 하는 감탄사와 함께 이야기를 잇는다.
“아들 준서를 갖고 나서 전 신앙에 대한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전에는 ‘아버지 하나님의 마음’에 대해 찬양할 때 도대체 모르겠더라고요. 그러나 아이가 생기니까 모든 삶의 패턴에 제동이 오고 힘들었어요. 옛 것을 버리고 새 것이 되어야 하는. 게다가 준서가 태어난 후 하나님을 믿지 않았던 아내도 하나님을 함께 섬기게 되면서 ‘아버지의 마음’을 저도 알게 되었습니다.”
스스로를 ‘몽상가’였었노라고 말하는 양동근 씨는 현실에 눈을 뜨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그 현실은 다름 아닌 ‘함께 사는 세상’에 발을 디딘 것.
“사실 영화 블랙가스펠 전에는 개인적인 신앙을 대중에게 알리는 것에 대해 부담이 있었어요. 그러나 영화를 촬영하면서, 정확히 말하면 하나님이 이미 세팅해 놓으신 그 찬양 수업 경험을 통해서 누군가에게 어떻게 보여지는 것은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겠구나 하면서 내려놓게 되었지요. 그러니 과감해지고 대담해지더라고요.”
영화 말미에 나오는 피날레 콘서트를 그는 ‘천국이 있다면 그런 모습이 아닐까’라고 회상한다. 인종을 뛰어넘어 하나님 한 분만 즐겁게 찬양하는 모습이 천국 같았다고. 올해 개봉될 영화 ‘블랙가스펠 2’에는 그런 감동을 담아 양동근 씨가 나레이션을 했다. 흑인교회 목회자들의 이야기를 따라가 보는 형식으로 결국 그 끝에는 ‘하나님’이 계신다고 설명했다.
“내가 죄인이기 때문에 예수님을 찾아가고 내가 병자였기 때문에 예수님께 감사한 것입니다. 내가 너무 연약한 사람이라서 예수님을 믿은 것이고요. 지경이 넓어지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했는데 하나님이 만들어놓으신 세상 속에서 음지 역할을 하든, 뭐를 하든 간에 주신 달란트로 하나님께 영광 돌려드리는 것 그것 하나만 하겠습니다.”

양동근 씨가 인터뷰를 하며 중간 중간에 다짐하듯 말한 내용이 있었다. 바로 “가라고 하시면 가고, 그만 하라고 하시면 그만 하고 그냥 따라갈래요”라는 말이었다. 그런 그에게 앞으로의 비전을 묻는 것은 어리석은 일 같았다. 앞으로도 배우나 노래하는 사람으로서 다른 색깔이지만 결국 같은 ‘순종’의 삶은 이어질 것이다.
사역문의 : hobak5090@naver.com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