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3시 하루를 점검하자고 권하는 김겸섭 목사의 저서 ‘천사는 오후 3시에 커피를 마신다’ 중에서.

잡초가 꽃에게 말했다.
“얘, 너도 가꾸지 않으니 잡초구나”
그렇다. 꽃도 가꾸지 않으면 잡초가 된다.


또한 이는 분명, “그럼, 잡초도 잘 가꾸면 꽃이 될 수 있는 거지요?”라는 질문, 그것에 대한 긍정이기도 하다.
그런 까닭에, 꽃이 있고, 또 잡초가 따로 있다는 생각, 그것은 무지이다.
더 나아가, 나는 꽃이고 너는 잡초라는 병든 우월감, 그것은 오류이다.
그리고 나는 잡초니, 꽃과는 어울릴 수 없다는 못난 자괴감, 이것은 자학이다.


세상은, 꽃과 잡초가 섞여 사는 곳이다. 그러니 서로 마주 보고 살아야 한다. 그건 선택이 아닌 불가피이다.
그러나 슬픈 사실, 이 둘 사이의 지독한 불화이다. 이 간극, 참 너무 넓고 멀다. 지금의 세상이 넘실거리는 풍요를 적재해 놓고도, 여전히 가난처럼 신음하는 것, 그것은 세상이 변함없이 꽃에게 갈채를, 잡초에게는 야유를 보내기 때문이다.


꽃과 잡초, 서로가 서로를 존중, 격려할 때이다. 또한, 꽃에게는 스스로 낮아짐으로 잡초를 격려하고, 잡초는 알맞은 자존으로 꽃을 존중하는, 그래서 꽃도 살고 잡초도 사는 그때, 겨울은 해체된다.
그것은 시간이 만드는 것이 아니고 사람이 만든다.

김겸섭
로마문화, 역사에 깊은 관심을 갖고 탐구 중이다. 청년세대 회복을 위해 성경해석 연구 공동체인 아나톨레와 문학읽기 모임인 레노바레를 만들어 ‘성서와 문학 읽기’ 사역을 하고 있으며, 현재 서울 방화동 한마음교회를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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