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을 변화시킨 ‘감사’

육군교도소는 다른 교정시설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를 갖고 있다. 군대라는 특수한 공간 속에서 한순간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거나 특수한 조직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재소자가 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자신에 대한 절망과 희망의 부재가 무엇보다도 견디기 힘든 일이다. 이런 청년들에게 과연 어떤 ‘미래’를 제시할 수 있을까? ‘감사 나눔 콘서트’를 통해 스스로 변화의 계기를 마련한 후 출소하게 된 한 재소자의 편지를 육군교도소 군목 허원희 목사가 보내왔다. 육군교도소에 대해 지속적인 전도가 이루어져야 할 절실한 근거를 이 편지에서 발견할 수 있다.<편집자>

저는 군 생활을 견디지 못하고 휴가 중 무단이탈해 2013년 8월 육군교도소로 오게 되었습니다. 낯설고 두려운 교도소에 발을 딛게 된 저는 스스로에게 좌절해 있었고, 부끄러웠으며, 자신감은 바닥으로 뚝 떨어져 있었습니다.
교도소에 온 첫날부터 사람들과 지내는 것이 불편했고, 혼자 숨어있고 싶었습니다. 또한 규칙적이고 단순한 생활 속에서 점차 모든 것들이 귀찮고 싫어졌습니다. 항소심 재판을 준비해야 하는데 할 수가 없었습니다. 부대로 돌아가든, 사회로 나가든 도무지 잘 해나갈 마음이 생기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불안과 부정의 늪에서 허우적대며 방황하는 나날의 연속이었습니다.
이러한 나에게 변화를 준 것은 ‘감사 나눔 콘서트’였습니다. 교도소 생활에 도대체 감사할 만한 게 뭐가 있겠는가 생각하다 찾아낸 감사가 이것이었습니다.
잘못한 자식과의 20분 짧은 면회를 위해 6시간을 오고 가는 부모님께 감사!
따뜻한 아침 햇살을 볼 수 있고 건강함에 감사!

‘감사’가 가져온 변화
전부터 ‘감사’라는 말을 알고는 있었지만 제대로 표현 못하며 살고 있었다는 것을(‘느꼈다’기보다는)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감사 노트에 하루하루 감사한 것을 한 개, 두 개 적어보았습니다. 사소하지만 감사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다보니 점차 생각이 긍정적으로 변해갔고, 상대의 말을 귀담아 들으면서 행동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대인관계가 원만해졌고, 무엇보다도 스스로를 존중하고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자신을 아끼고 존중할 수 있어야 상대방도 이해하고 배려할 수 있겠구나 하고 깨닫게 되었습니다.
삶을 포기하려 했고, 이로 인해 부정적이고 자신감이 없던 나는 점차 남들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긍정적인 생각과 희망, 꿈을 가슴에 품고 살아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된 데에는 ‘감사’라는 두 글자가 있었습니다. 오늘도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내는 나와 같은 친구들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부디 이 글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작지만 감사하는 습관을 가진다면 저 같은 어리석음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감사’로 ‘새로운 희망’을 발견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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