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잇는 다음세대 품기, 강정훈 목사와 강지훈 대표

세월호와 관련하여 한 청소년이 인터넷 게시판에 이런 댓글을 달았다.
“살아있는 우리도 세월호에 갇혀 있다. 숨이 막힌다. 어른들은 공부만 하면 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정말 그럴까? 미래도 없고 희망도 없는데 내가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인 대한민국, 입시 경쟁과 학원폭력, 왕따, 인터넷과 게임중독, 이런 가슴 아픈 단어로 설명되는 ‘대한민국 아이들’.
그러나 희망은 있다.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다음세대를 품고 살리기 위해서 몸부림치는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교회학교 교사들의 벗이 되어온 월간 교사의벗 발행인 강정훈 목사(늘빛교회 담임)가 바로 다음세대를 살리기 위해 몸부림쳐온 장본인이다. 다음세대를 세우려면 교사들을 세워야 한다는 분명한 사명 아래 ‘교사의 벗’을 발간해 6월호로 창간 50주년을 맞았다. 50주년. 일반 출판에도 흔치 않은 일이다.

신앙 세대교체 준비 위한 발걸음
교회학교 교사들을 위한 교육전문잡지인 ‘교사의 벗’은 그동안 한국교회 교육의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교사들의 자질 향상을 돕는 기사와 자료를 제공해왔다. 전임 발행인 임승원 목사로부터 1985년 통권 221호에 인수받아 542호, 50주년이 되기까지 직원(신미자 집사) 한 명과 함께 지금껏 고군분투한 것.
“출애굽 사건을 대하며 의문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왜 하나님께서는 광야 40년을 가게 하신 걸까? 어느 날 광야의 방황과 재앙, 한 세대의 전멸을 가져온 광야의 죽음은 ‘세대교체’라는 섭리가 숨겨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광야를 통해 연령의 세대교체, 신앙의 세대교체가 이루어졌지요.”
30년 전 강 목사가 깨달은 내용이었다. 당시 기라성 같은 한국교회의 신앙인들이 버티고 있지만 30년 후 그들이 떠난 한국교회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때를 준비해야 한다, 한국교회가 신앙을 통해 제대로 세대교체가 되려면 먼저 교사를 세워야 한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고 30년이 지나 지금 그 현장을 보고 있다.
“한국교회는 번영신학으로 하나님이 목적이 아니라 성공의 수단이 되어버렸고 그로 인해 교회가 세속화되고, 가정도 세속화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한국교회의 쇠퇴입니다. 교회학교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 보다 더 위급한 것은 교사들이 줄어드는 것인데 목회자들이 그것에 대해 경각심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담임목사는 당회장일뿐 아니라 교회학교 교장이라는 것을 잊어버리면 안 됩니다.”
‘아이들을 키우자. 아이들을 통한 세대교체를 이루자!’ 이것이 강 목사의 모토였다. 어린이교육에 심혈을 기울였고, ‘사람을 키우는 다음세대 잡지’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교사의 벗’을 만들었다. 그와 같은 ‘생각’들을 가진 사람들이 한 사람씩 늘어나고 다음세대를 키우는 일들을 나름대로 감당하고 있으면 한국교회의 내일은 분명 미래가 있으리라 기대했기 때문이다.

아들 강지훈 대표, 아이들을 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사실 가까이 있었다.
강정훈 목사의 장남 강지훈 씨(사회적기업 더 벨류 대표)도 다음세대를 세우는 일에 전력하고 있는 것이다. ‘불평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 및 진로교육 등 아버지 강 목사가 교회 안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면, 아들인 강 대표는 사회적 기업 ‘더 벨류’를 통해 교회 밖에서 다음세대를 위한 사역을 하고 있다.
“처음부터 제가 청소년이나 교육에 관심을 가졌던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 일을 하게 되었고, 이 길을 걷다보니 제 자신이 점점 아버지를 닮아가는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불평 없는 세상 만들기’ 캠페인과관련하여 일하던 도중 한 학생으로부터 ‘우리 학교도 불평없는 학교로 만들고 싶다’는 요청을 받게 되었다. 그래서 시작한 ‘불평 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는 반향이 상당했다. 불평 불만을 입버릇처럼 하는 학생들이 변화되는 기적 같은 일들이 학교 현장에서 일어났고, 그 중심에 강지훈 대표가 있었다.
“수많은 학생을 한 번에 변화시킬 수는 없지만 한 학생이 변화된다면 그 열매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힘주어 말하는 강지훈 대표를 강 목사는 웃음으로 격려한다. 모습은 다르지만 아이들을 품으려는 그 ‘품’이 이어진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말한다.
“월간 교사의 벗은 지금 개인에 의해 운영되고 있지만 한국교회의 것입니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교사의 벗을 더욱 활성화 시키고 발전시키고 한국교회를 대표할 수 있는 잡지로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그때까지, 주님께서 이 소임을 거두어 가실 때까지는 지금처럼 묵묵히 이 사명을 감당하겠습니다.”
서있는 그 자리에서 아이들을 품으려고, 다음세대를 격려하려고 노력하는 두 부자의 모습은 희망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다시금 힘을 내자고 이야기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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