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사회복지 NGO ‘러빙핸즈’ 대표 박현홍

손을 잡는다는 것, 나의 온기를 나누어 준다는 것, 너와 함께 걷는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친구가 된다는 것, 이것이 의미하는 바를 청소년 사회복지 NGO ‘러빙핸즈’(www.lovinghands.or.kr)의 박현홍 대표는 잘 알고 있다. 급격한 감정의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청소년들에게 ‘친구’란 세상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이고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희망이다.
“깨어진 가정의 아이들을 만나다보니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관심이나 돈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소외된 청소년들이 정말로 필요로 하는 것은 내가 힘들 때 함께 이야기 나누고 위로받을 수 있는 친구이다. 아이들은 주변에 친구 같은 좋은 어른이 많을 때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
러빙핸즈는 깨어진 가정의 청소년들을 멘토와 1대 1로 연결시켜주는 결연사업을 주 사역으로 한다. 불우한 가정환경으로 인해 각종 비행이나 가출, 자살의 유혹에 시달리는 청소년들에게 멘토를 세워줌으로써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멘토와 멘티는 함께 시간을 보내며 밥도 먹고 이야기를 나누며 말 그대로 친구가 된다.
러빙핸즈가 이렇게 맺어준 멘토와 멘티는 서울과 경남, 호남 지역을 합쳐 180여쌍.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길게는 6년 여 동안 계속되는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잘 유지해서 소위 ‘명예의 전당’에 오른 이들도 50여 쌍에 이른다. 특히 올해 2월에 졸업한 17쌍의 멘토와 멘티들은 단 한 쌍도 중간에 깨지지 않은 채 완주하는 기록을 세웠다.

돕는 것도 전문지식 필요
박 대표가 깨어진 가정의 청소년들에 주목하게 된 것은 우연한 계기를 통해서였다.
“대학 시절 기독교 동아리 활동을 했다. 그때 회심하게 되었고 진실한 신앙고백을 하게 되었다. 성공한 삶보다는 의미 있는 삶을 살고 싶었고 생활 속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겠다고 결심했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는 1년 정도 직장생활을 했는데, 그때 소년·소녀가장을 한두 가정 돕게 되었다. 교회를 통해 아이들에게 집도 구해주고 청년부가 짝을 지어 돌보았는데 형편이 좋아지니 얌전하던 아이가 오히려 탈선하기 시작했다. 결국은 감당할 수 없어 고아원으로 보냈다. 그때 크게 깨달았다. 아무리 좋은 일도 그냥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뭔가 전문지식이 필요했다.”
불우한 청소년에게 무작정 돈만 준다고 되는 것이 아니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한 박 대표는 회사를 그만두고 유학을 떠났다. 하지만 뒤늦게 시작한 공부가 그리 쉽지 않았고 사회복지로 박사학위를 취득하기까지의 시간도 결코 짧지 않았다. 박 대표는 결국 2년여 공부를 하다 다시 귀국해 국내 한 NGO에서 일을 했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돕고 싶었다. 하지만 관련 단체 안에서도 내가 생각하는 것을 그대로 실천에 옮길 수 없었다. 지금의 러빙핸즈 사역을 몇 번에 걸쳐 제안했지만 결국 거절당했다. 그래서 결국 그곳을 그만두고 나와 직접 이 일에 뛰어들게 됐다. 아이들을 돕는다는 것은 사고가 일어난 다음에 뒷수습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탈선하기 전에 미리 도와주는 것이 진정으로 아이들을 돕는 길이다.”

예방이 중요하다
박 대표는 어떤 의미에서는 청소년들이 진정한 복지의 사각지대라고 생각한다. 여성과 아동, 장애인, 노인에 대한 복지는 확대되고 있지만 청소년에 대한 복지는 거의 불모지대다. 학교 폭력이 아무리 심각해도 아무런 대안이 없고 시험이 끝나면 PC방이나 전전하는 것이 요즘의 청소년이다.
“러빙핸즈는 한 명의 아이에 주목한다. 한 명의 아이를 제대로, 꾸준히 돕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목자가 길 잃은 한 마리의 양을 찾아헤매듯 한 영혼도 소홀히 할 수 없다. 가출하려는 아이는 전화 통화만 되어도, 단 한 명의 멘토만 있어도 가출하지 않는다.
예방의 중요성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기독교인들이 딱 한 명씩만 책임져도 1천2백만, 2천만 명의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다.”

러빙핸즈의 멘토가 되려면…
러빙핸즈의 멘토가 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총 17시간에 걸친 멘토 양성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멘토가 될 수 있는데, 멘토의 목표는 멘티와 친해지는 것이다. 함께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운동도 하면서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멘토의 주 사역이다. 반드시 한 달에 두 번 이상 만나서 시간을 보내야 하며 문제가 생길 경우에는 러빙핸즈에 보고해 공동으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멘토와 멘티는 한번 엮어지면 끝까지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부득이한 경우에는 본인의 추천으로 인수인계를 할 수 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 www.lovinghands.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청소년을 위한 대안 놀이 공간 ‘초록리본도서관’
러빙핸즈에서 약 10여분 거리, 서교동 한 주택가 입구(서울시 마포구 서교동 446-17 2층)에 ‘초록리본도서관’이 있다. 나무로 된 내부 인테리어와 초록색 벽면으로 편안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는 초록리본도서관은 지난해 10월 개관 당시 개그우먼 김지선 씨가 공동대표를 맡아 눈길을 끌었다.
청소년 권장도서를 포함해 문학, 에세이 등 2천여 권의 장서를 구비하고 있지만, 초록리본도서관은 단순히 도서관이라기보다는 청소년들을 위한 대안 놀이 공간으로 이해하는 게 낫다. 이 공간에서 음료수도 마시고 다른 친구들과 대화를 하거나 함께 놀고 동아리 활동도 할 수 있다.
김지선 씨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현홍 대표는 실제로 오늘의 청소년들이 학교와 학원 외에는 맘놓고 갈 곳이 없는 현실을 안타까워한다. 시험이 끝난 아이들이 해방감을 맛본다고 기껏 가는 곳은 PC방, 노래방, DVD방 같은 유흥시설이다. 그런 아이들에게 말 그대로 ‘놀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은 그래서 중요하다.
박 대표는 청소년을 위한 이런 건전한 놀이공간이 좀 더 확대되고 많아지길 기대한다. 가령 한국교회가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갖고 교회의 유휴 공간을 개방해 활용한다면 젊은 세대가 교회와 가까워지는 좋은 통로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이를 위해 박 대표는 필요하다면 그동안의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기꺼이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
한편 초록리본도서관에서는 매월 1회씩 강연회도 열리는데, 공동대표인 김지선 씨가 아이들에게 동화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외부 손님들이 자신의 경험을 나눠주기도 한다. 4월에는 김경란 아나운서가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운영시간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주 6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 30분.
일요일 및 국경일은 휴관이다.

▲이용 방법
청소년은 회원으로 등록하면 도서관 내 카페의 모든 메뉴를 1,000원에 이용할 수 있다. 러빙핸즈나 초록리본도서관의 후원회원은 이용료(강의, 도서, 음료)가 30% 할인 적용된다.
세미나실은 사전 예약으로 운영되며 사용료는 1인당 5,000원, 기본 이용 시간은 2시간이다.(30분 초과시 5,000원 추가)

▲도서관 전체 대관
초록리본도서관 전체를 대관할 수 있으며 오후 7시부터 밤 10시까지 3시간이다. 비용은 30만원.

▲도서대여
회원만 이용 가능, 1인 2권, 7일간 대여할 수 있다. 070-4676-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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