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있는 삶을 위한 ‘후회’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교육받으며 자랐다. 때론 자의반 타의반 그렇게 하겠노라고 결심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어떤 사건의 결과가 나올 때면 매번 후회하는 자신을 보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신앙 좋은 사람이 자신은 늘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있다고 말하면 과연 항상 그럴까 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아무튼, 이러한 사람들의 정서를 잘 파악한 어떤 시인은 ‘지금 알고 있는 것을 그때도 알았더라면’ 책을 내기도 하였다.

바로 오늘 소개하는 영화 ‘또 한번의 기회’는 크리스천의 입장에서 후회를 다룬 영화로 가족영화이자 사랑에 관한 짧은 필름일 수도 있다.

 

현실과 역사성 벗어난 전개

주인공 벤 워커(케빈 소보)는 15년 전 성공을 위해 목회자로서의 부르심을 저버리고 답답한 고향과 신앙 좋은 여자 친구 웬디(크리스티 스완슨)를 버리고 도시로 떠나왔다. 현재 그는 아주 잘나가는 사업가이자 수단가가 되었다. 심지어 결혼을 앞둔 매우 섹시한 여자 친구도 있다. 더 이상 부러울 것이 없다. 이러한 그에게 ‘믿음, 가정, 친구’란 단어는 매우 경제적이지 못하고 생산성 없는 구차한 삶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사건이 벌어졌다. 새로 산 멋진 스포츠카를 타고 고속도로를 누비던 중 차가 고장 나버린 것이다. 충격으로 기절했다가 깨어보니 자신의 차를 견인하러 나타난 마이크라는 노인은 자신이 천사라고 우기고 있다. 게다가 차를 수리하기 위해 인근 마을로 향하는 데 그곳은 과거 그가 도망치듯 떠나온 시골 동네였다. 무언가 이상하게 돌아가고 있다.

천사 마이크는 그에게 만약 15년 전 이곳을 떠나지 않고 웬디와 결혼했더라면 어떻게 되었을지 경험하게 해주겠다고 말한다. 벤은 갑작스레 혼돈 가운데 깨어나 믿기 힘든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벤이 잘나가던 이전 삶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믿음과 가정의 중요성을 깨달아야만 할 뿐 아니라 15년 전 상처를 준 이들의 마음을 다시 얻어야 하는 미션을 통과해야만 한다. 그는 이제는 멀리 떠나온 옛 삶의 연장선을 찾아낼 수 있을까 그리고 현실로 되돌아갈 수 있을까?

이 영화가 주는 재미는 바로 여기에 있다. 기독교 영화는 늘 현실과 역사성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명제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야기를 전개시키고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이 영화를 직접 보실 분들을 위해 그만두고 이 영화가 우리에게 말해주는 의미를 생각해 보자.

 

고난 가운데 여호와 이름 기억

우리가 잘 아는 성경이야기 가운데 이런 이야기가 있다. 이집트를 떠나 40년 동안 광야생활을 하다가 곧 요단강을 건너 가나안에 입성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하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희에게 명한 율례를 지키지 않아서 너희가 예전 이집트에서 노예생활 한 것처럼 이방 민족에게 끌려가 너희 민족이 흩어지는 그 날에 그곳에서 고통당하다가 내 이름이 기억나거든…” 여기서 필자가 주목한 부분은 고난 가운데 여호와의 이름을 기억한다는 부분이다. 다시 이것을 풀어서 정리하면 주님을 떠나서 방황하다가 고난을 당하면 그 고난 속에서 후회가 밀려오고 다시 주님의 이름을 떠올리게 된다는 것으로 풀어쓸 수 있다. 여기서 ‘후회’라는 감정은 뒤틀린 삶이 바로 세워지는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모티브가 된다. 고통과 고난은 자신의 몸을 낮추게 만들고 결국 예전의 삶을 떠올리면서 후회로 이끈다. 이런 과정을 경험한 인물이 신약성경에 제대로 나온다. 바로 예수님이 말씀하셨던 ‘탕자의 비유’에 나오는 철없는 아들이다. 그가 먼 타국에서 돼지 여물을 뒤지는 삶에 이르러서야 뼈아픈 후회를 경험하게 된다.

“내 아버지의 집에 있었더라면 하인이라도 배부르게 먹었을 텐데…”

 

진정한 100점 인생

많은 인생의 지침서들은 후회 없는 삶을 살라고 말한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필자는 반대의 경험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개(?)고생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리고 후회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그래야 진정 가치 있는 삶을 놓치지 않게 된다. 고난도 없고 후회도 없는 삶은 겉으로 보기에 100점 인생으로 보일지 몰라도 하나님이 없는 삶을 살고 있을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반면에 지금 고생과 후회 속에 있어 좌절하고 있다면 오히려 기뻐할 일이다. 주님께로 시선을 돌리기만 하면 바로 아버지의 집에 거하는 특권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오늘 소개한 영화 ‘또 한 번의 기회’에서 주인공은 과거를 돌이킬 수는 없지만 용기를 내면 새롭게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을 잔잔하게 보여주고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과거를 후회하는 것에 머무르지 말고 새로운 인생을 선택하는 것까지 나갈 수 있는 용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여담으로 주인공 벤 워커와 비슷한 삶을 지내왔던 필자는 이 영화를 통해서 진정한 후회는 곧 회개요 새 삶으로 가는 첩경이라는 가르침으로 다가왔다.

 

영화 ‘또 한번의 기회’는 ‘기독교 영화의 모든 것 씨네티비(www.cinetv.co.kr)’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김성권

서울신학대학교에서 신학을 전공하고 연세대 사회학과 대학원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MFA를 마쳤다. 미디어선교회 ‘히즈앰티’대표로 섬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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