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에서부터 시작된 교육

“지난번에는 제 돈으로 보라색 밴드 30개를 주문해서 친구들에게 나눠줬는데 염치없지만 밴드 100개를 무료로 보내주시면 안 될까요? 우리 학교를 불평없는 학교로 만들고 싶어요.”

‘염치없는’ 메일 한통이 한 청년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 청년은 현재 ‘불평없는 세상 만들기’의 한건수 대표와 함께 ‘불평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사회적 기업 ‘더 벨류’의 강지훈(30) 대표이다.

강 대표는 “어른들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교육이 오히려 밑에서부터 시작되어 놀랐다”면서 당시 일을 회상했다. 이렇게 한 학생으로 시작된 ‘불평없이 살아보기’ 캠페인이 전교생이 참여하게 되는 캠페인으로 확산이 되었고 강 대표는 작은 겨자씨가 장성하여 큰 결실을 맺은 것과 같은 기적을 경험하게 되었다.

당시에는 ‘불평없는 세상 만들기’의 한건수 대표와 함께 ‘불평없는 세상 만들기’ 프로젝트를 동업할 때여서 기업의 비중이 높았었다. 하지만 ‘염치없는’ 메일은 강 대표에겐 커다란 터닝 포인트가 되었고, 청소년의 인성과 진로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이에 강 대표는 청소년의 인성과 진로를 교육하는 사회적 기업 ‘더 벨류’를 설립하게 되었다.

 

사회적 문제 ‘학교폭력’

더 벨류가 설립되던 이 시기에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확산되었다. 학교폭력으로 인한 사건․사고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었다. 교육부의 발표에 따르면 학교폭력 중에서 언어폭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학교폭력의 심각성을 깨달은 한국교총은 학교폭력언어개선 프로그램을 계획했고, 더 벨류는 한국교총을 통해 전국 40여개 학교에 ‘불평없는 학교’ 프로젝트를 하게 되었다.

‘불평없는 학교 만들기’ 프로젝트의 반응은 뜨거웠다. 강의가 끝난 뒤 홈페이지에는 후기들이 많이 올라왔다. “평소에 불평, 불만을 하던 저를 다시 되돌아볼 수 있어서 참 좋았고, 저 자신이 좀 부끄럽기도 했습니다”, “오늘 수업을 듣고 난 이후 불평의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등 불평없는 학교 만들기를 위한 노력과 다짐의 글이었다. 더 나아가 “왕따 피해자 학생의 입장을 더더욱 자세히 알게 되었습니다”는 학교폭력의 가해자였던 학생의 반성도 있었다.

 

비전과 소명의 진로

이렇게 청소년의 인성교육을 하던 그도 방황하던 시절이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어머니가 암으로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위해 열심히 기도하던 그였지만,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로 하나님을 부정하고 방황을 하던 시기가 있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돌아오게 된 계기는 군대에서 받은 아버지의 편지 한 통. 강 대표는 편지에서 아버지의 사랑과 변함없는 하나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고 한다. 이때부터 하나님이 날 사랑하는 이유가 궁금해졌고, 교회에서 아이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어쩌면 이때부터 강 대표는 청소년들의 인성교육에 대한 비전을 품었는지도 모른다.

강 대표는 앞으로 진로에 대한 프로그램도 더욱 확장시킬 계획이며 군인과 졸업을 앞둔 대학생도 대상으로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강 대표는 “우리는 진로의 다양성을 제공하고, 결정은 학생이 하는 것”이라며 먼저 나를 알아가고 세상의 필요 교점을 찾아가는 맞춤식 프로그램으로 직업에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닌 비전과 소명을 찾고, 진학보다 인생설계를 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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