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육시설 청소년 위한 여름 캠프 여는 김병동 전도사

▲ 김병만 전도사(7번국도선교단 대표, 장신대학교 신학대학원 3학년).

한 청년 이 그 아이들의 고통에 눈 떴을 때 변화가 시작되었다.
비록 가진 것은 아무것도 없었지만, 어떻게든 그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마음만은 차고 넘쳤다. 그래서 매 주말이면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한걸음에 달려갔다. 어둠 속에서 방황하는 그곳의 아이들에게 주님의 복음을 보여주고 싶었다. 그 마음이 씨앗이 되어 아이들에게는 ‘미래’라는 작은 희망의 열매들이 열렸다. 그리고 그 열매는 또 다른 아이들에게 가슴 벅찬 희망의 씨앗으로 전달되었다.

▲ 김 전도사는 성력의 역사가 일어날 때 아이들이 경험하는 회복과 사랑의 은혜는 놀랍고 감동적이라고 고백한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

현재 우리나라 보육시설 청소년은 19만여 명, 이들은 부모로부터 버려졌다는 상처와 소외감, 그리고 그로 인한 열등감 때문에 쉽게 범죄의 세계로 빠져들거나 폭력을 휘두르기도 한다. 더욱이 이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300만원의 정착금을 받고 스스로 자립해야 하기 때문에 엄청난 부담감에 시달린다. 홀로 서는데 실패하거나 그 부담감을 제대로 견뎌내지 못한 아이들은 그 꽃다운 나이를 자살로 마감하기도 한다. 관심의 사각지대에서 스스로 소멸해가는 아이들, 김병동 전도사(30·7번국도선교단 대표·장신신대원 3학년)가 주목한 대상이 바로 이들이었다.
“보육원 아이들은 내면의 상처가 많습니다. 어려서부터 맞으며 자라다보니 폭력에 익숙하고 다른 아이들에 비해 쉽게 폭력을 휘두르기도 합니다. 아이들이지만 미래에 대한 소망이 없습니다. 정착금을 받으면 그냥 유흥비로 탕진하고 자살해 버립니다. 복음이 아니고는 회복이 불가능한 아이들입니다. 하지만 복음이 들어가면 변합니다. 정말로 아이들이 변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7번국도선교단의 출범

김 전도사는 원래 청소년 사역에 관심이 많았다. 2003년 포항동부교회 청년부에서 시작된 ‘7번국도선교단’의 주 사역은 미자립교회 청소년들을 위한 여름성경학교와 학생수련회였다. 2003년에는 4곳, 그 이듬해와 2005년에는 각각 11개와 10개의 미자립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와 학생수련회를 가졌다. 당시만 해도 이들의 사역은 청년부 학생들의 봉사활동 차원이었다.
그러던 것이 2005년 10월부터는 조직적인 활동으로 체계를 갖추기 시작했다. ‘7번국도선교단’이란 비영리단체로 정식 출범한 것이다. 잘 알다시피, 7번 국도는 동해 바다를 끼고 포항에서 속초까지 올라가는 아주 오래된 국도이다. 이들이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은 강원 동부 연안지역을 자신들의 주 사역지로 생각한 탓이었다. 2006년과 2007년 이들은 강원도 지역 모두 24개 교회에서 여름성경학교와 학생수련회를 가졌다.
“하지만 2007년을 기점으로 중보기도와 청소년 사역에 집중하는 것으로 사역의 방향이 좀 더 구체화되었습니다. 청소년들만 모아 캠프를 진행하기 시작했는데, 여기서 실질적인 변화들이 많이 일어나기 시작했습니다. 강원도 지역의 젊은 목회자들과 네트워크도 구성이 되었고 아이들을 모아서 토요일마다 양육을 시작했습니다. 이때 양육을 받은 아이들 가운데 대학생이 되어서 다시 사역에 동참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예루살렘에 이르기까지

뜻은 아름다웠지만 상황은 열악하기 그지없었다. 신대원 1학년이었던 김 전도사는 경기도 남양주에 있는 한 개척교회 전도사로 시무하고 있었다. 컨테이너에서 시작된 교회인 만큼 여러 가지 사역의 조건이 풍족할 리가 없었다. 임신한 아내와 섬기던 교회 목사 부부를 마티즈에 싣고 김 전도사는 매주 강원도로 향했다.
“처음에는 10여명 정도가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한두 달 지나니 30여명이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이 모이니 큰 교회의 학생들도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이게 문제의 발단이 되었습니다. 큰 교회에서 학생들을 보낼 수 없다며 노골적으로 사역을 방해하기 시작했습니다.”
어려움은 있었지만 김 전도사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있다. 양육된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든든한 동역자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역이 계속되는 가운데 김 전도사는 하나님이 강원도에 대해 갖고 있는 계획의 일부를 깨닫게 되었다.
“강원도는 분단의 아픔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 팔도 가운데 휴전선으로 분단이 되었어도 여전히 하나의 도로 그 이름을 쓰고 있는 곳은 강원도뿐입니다. 부흥의 마음으로 시작된 7번국도 사역이 이 한반도의 동쪽 끝자락에서 시작해 북한 땅으로 연결되고 북한을 넘어 시베리아를 거쳐 예루살렘으로 되돌아갈 것이라는 믿음이 우리 가운데 있습니다. 이것이 7번국도선교단이라는 이름으로 모여 기도하고 연합하는 이들의 기도 제목이고 소망입니다.”

지속적인 양육이 중요

7번국도선교단은 지금도 매년 청소년 캠프를 열고 있다. 7번국도선교단의 캠프가 다른 청소년 사역 단체들의 캠프와 다른 점은 헌신된 교사들을 통한 적극적인 양육을 강조하는데 있다.
“대부분의 기존 캠프들은 유명 강사들을 초청해 이들의 메시지에 의존하는 편입니다. 물론 저희도 메신저들이 말씀을 전하기는 하지만 아이들의 변화는 오히려 스태프들을 통해 일어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들과 동일한 아픔과 고통을 겪었던 교사들이 서로 자신을 오픈하는 과정에서 치유가 일어나고 아이들이 성령의 역사를 경험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습니다.”
김 전도사는 이런 경험을 통해 결국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성령의 역사임을 확인하게 되었다. 그래서 프로그램보다는 기도하는데 많은 힘을 쏟고 있다. 7번국도선교단을 위한 어머니 중보기도팀이 있어 캠프가 진행될 때는 이들이 주방과 중보기도를 맡아 헌신한다.
김 전도사는 성령의 역사가 일어날 때 아이들이 경험하는 회복과 사랑의 은혜는 놀랍고 감동적이라고 고백한다. 상처가 많은 아이들일수록 그 경험의 진폭은 크고 변화의 농도도 강하다는 게 김 전도사의 경험적 고백이다. 그런데 문제는 항상 그 다음이었다. 캠프에서의 경험이 지속적인 양육과 돌봄으로 이어지지 않는 한 그 경험은 일회성으로 끝나기 때문이다.
“캠프 때 성령의 강력한 역사가 일어납니다. 보육시설의 청소년들 같은 경우는 처음 캠프에 들어올 때는 게임과 폭력, 음란의 노예가 되어서 들어옵니다. 하지만 3박4일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갈 때쯤이면 자신의 존재가치와 하나님의 사랑을 확인하고 돌아갑니다. 강릉 한 교회에서의 일이었는데, 캠프에 참석했던 중학교 여학생 두 명이 자정이 넘어 교회 밖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들켰습니다. 중학교 3학년짜리였는데, 재혼한 어머니와의 갈등으로 자신을 거의 방치하다시피 무절제한 삶을 살았습니다.
그런 학생이었지만 수련회를 통해 하나님을 만나고 성령을 체험하면서 완전히 변화되었습니다. 캠프가 끝나자 울면서 헤어짐을 너무도 아쉬워했지만, 집으로 돌아가서는 일주일을 못 버티고 옛날의 삶으로 되돌아가 버렸습니다. 지속적인 돌봄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교회 관심 필요

7번국도선교단은 강원도 지역을 떠나 올해 처음으로 서울·경기지역에서 캠프를 연다. ‘그리스도 안에서 너는 주인공이다’를 주제로 7월 24일부터 27일까지 광림수도원(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추자리 525-4)에서 100여명의 서울·경기지역 보육시설 청소년들을 초청해서 무료로 행사를 진행한다. 특히 이번 캠프에는 선교단 외에 명지대학교 공연채플팀과 ㈜아셀유통·아름다운동행이 사역에 동참해 캠프의 규모와 내용을 훨씬 풍성하고 다채롭게 꾸민다.
김 전도사는 이번 캠프에 큰 기대를 걸고 있으며, 이 캠프를 통해 서울·경기지역의 보육시설 청소년들에게 하나님의 참된 사랑과 복음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게 되길 간절히 소망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비량으로 이루어지는 만큼 경제적인 측면의 어려움이 있지만, 김 전도사는 관심의 사각지대에 놓인 보육시설 청소년들에게 한국교회가 따뜻한 관심과 사랑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

김지홍 기자

※ 7번국도선교단의 사역에 관심이 있거나 후원을 원하는 분들은 아름다운동행(02-3465-1521/webmaster@iwithjesus.com)으로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