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혜의 작은 천국 패밀리

 

원희 씨는 다 큰 아들들을 바라보며, 스스로 대견함이 솟아올랐다.
“아이들이 곧 결혼하고 분가하고 나면 나에 대해 무엇이 기억에 남을까?”
원희 씨는 나름 열심히 키워온 것을 뿌듯해 하며 질문을 던졌다. 
"너희들은 엄마 하면 무엇이 생각나니?"
그때 아들들은 '쇼핑하러 돌아다니는 것'이라 했다.
'아니 그거 말고…'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자조적인 웃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래 그 생각이 나는 걸 어쩌겠나.”
원희 씨는 주재원으로 여러 나라를 다니며 화려한 30?40대를 보냈다.

그러다가 남편의 예상보다 빠른 은퇴, 새로운 사업시작의 과정을 겪으며 운동으로, 부업으로 자신의 새로운 삶을 가꾸기 위해 애쓰고 있었다.
그러던 중 서울의 외곽의 낙후된 곳에서 봉사하는 분의 연락을 받았다.
"좀 와보세요. 도와주실 일이 있어요."
뒤늦게 신학공부를 한 지인의 그 말을 지나치지 못해, 원희 씨는 생소한 동네를 방문했다. 갈 곳 없는 술중독자들, 퇴역한 집장촌 여인들로 보이는 사람들이 모여 있었다.
서울 변두리에 그런 곳이 있다니! 그는 “내가 할 수 있는 게 뭐야? 돈 좀 주고 가지 뭐”, 이렇게 생각하며 그들에게 얼마를 주고 왔다.
그런데 마치 사람 많은 전철을 떠밀려 타고 내리듯 다음 주도 그 다음 주도 가게 되는 것이었다. 머리를 다듬고 잘라주기도 했는데, 쳐다보는 그들의 눈길이 자꾸 생각나는 것이었다.
한번은 기초생활 수급자로 등록을 시키려다 보니 아들이 살아있음을 알게 된 사람을 만났다. 그는 그 아들이 보고 싶다고 했다. 주소를 어렵게 알아내 경기도 P시까지 데리고 갔다.
얼마만인지도 모를 모자상봉, 그날 집에 돌아오니 거의 자정에 가까웠다. 하루 온종일 걸려 겪은 낯선 경험을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남편과 아들들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묻는다. 그 많은 얘기를 할 수도 없고 그냥 눈물만 자꾸 흘러내렸다.
그 다음 주도, 그 다음 주도 원희 씨는 그 곳으로 향했다. 초점 없는 그들을 언제까지 가봐야 하나 하면서, '이번 주로 그만두리라' 마음먹지만 벌써 3년을 매주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 이번 겨울엔 연탄을 함께 나누자고 주변에 얘기하자. 아직 한 번도 이런 얘기를 해본 적 없지만 용기가 생겼다. 그들과 만나 뜨끈한 방에서 예수님 얘기를 하면, 마음이 따스해지는 것을 느꼈다
"때론 짜증내며, 때론 마지막 방문이라 하면서 나서지만, 얼마 전 우리 가족들에게 들은 말은 '어머니가 달라졌다'는 것이에요."
"이기적으로 살던 모습에서 이젠 가끔 아닌 모습도 나타나는가 봐요."
원희 씨는 결코 자신이 많이 달라진 것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이러한 작은 달라짐이 너무도 귀한 것은 아닐까.

전영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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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머한마디

내 인생은 하루 중 몇 시에 와있나요

1) 아직 힘이 넘치는 중년이라면 96세를 최고수명으로 삼고 24시간: 96세는 ㅁ: 자기나이로 계산한다.  쉽게 하자면 자기나이를 4로 나누면 인생의 시간이 나온다. 
 48세는 12시 정오다.
 56세는 오후2시이고,
 60세는 오후3시,
 72세는 오후6시가 된다.

2) 그러나 96세까지 사는 게 힘들 것이라고 여긴다면 최고수명을 84세로 해보자.  이때는 자기나이를 3.5로 나눈다.
 21세는 오전6시
 28세는 오전8시
 35세는 오전10시
 42세는 정오
 49세는 오후2시
 56세는 오후4시
 63세는 오후6시
 70세는 오후8시
 77세는 오후10시
 84세는 12시 (자정)

어느 적용이 더 마음에 드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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