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땐 왜 그리 많이도 했는지, 날씨도 추운데 마당에서 수 백 포기를 종일 절여 잔뜩 버무린 속을 넣어 김장을 담그고 나면 고생은스러워도 엄마 얼굴에 만족이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게다가 연탄 몇 백 장 들여 놓을 여유까지 있던 해는 걱정이 없을 것 같았지요. 김치와 연탄으로 그만큼 만족했다면 먹을 것이 풍족하고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는 지금엔 행복이 몇 배 혹은 몇 십 배 쯤일까요?

삶이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을 가끔 합니다. 남들이 보기엔 참 힘들겠다 하는 상황인데 내 영혼은 어느 때보다 안정과 평안함을 누리고, 겉으론 아무 걱정이 없어 보일 텐데 공허할 때가 있으니 말이지요. 소유의 많고 적음으로 채워지는 만족이 아니라 예수와 얼마나 가까운지에 따라 내 영혼이 만족을 누리기 때문입니다. 고난 중에 오히려 부요함을 누리는 것은 예수님이 그만큼 가까이서 나와 함께 하셔서 힘과 확신을 주시기 때문이지요. 예수님 안에서는 남편과 자식이 주는 기쁨이 있고 친구가 주는 즐거움이 있으나 예수가 없는 관계 속에선 이내 공허와 허전함이 찾아오는 걸 봅니다.

땅 속에서 잘 익혀진 김장 김치를 길게 찢어 막 지은 밥하고 먹으면 그 톡 쏘는 감칠맛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었지요. 맛난 인생을 늘 살고 싶습니다. 예수에 담가져 맛 나는 인생, 예수님이 주시는 생각으로 톡 쏘는 신선함이 있는 인생, 예수님 때문에 싱싱한 맛을 잃지 않는 그런 인생을 살고 싶습니다. 배추가 적당히 잘 절여지면 양념을 그리 특별한 걸 쓰지 않아도 맛이 잘 든 김치가 되지요. 아무리 값비싼 양념을 넣어도 배추가 살아있어 그 양념이 밸 틈이 없으면 김치는 맛이 들지 않지요. 예수님에 잘 담가진 인생이라야 무엇을 먹든 무엇을 입든 혹은 사람에게서든 만족과 행복을 누리지요. 세상이 알지 못하는 맛이 있습니다.

예수 믿으세요. 맛있는 인생이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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