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 손에 들려진 성도의 삶은 기적을 잉태하는 한 뭉치 무화과입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서부역 앞 지하도, 헝가리 노숙자들의 집합소다. 어둠침침하고 눅눅한 공기와 노숙자들의 몸에서 풍겨 나오는 악취, 그리고 이름을 알 수 없는 벌레들로 우글거리는 곳. 그곳에는 여기저기 술과 절망에 취한 노숙자들만 쓰러져 있을 뿐, 일반인들은 모두 피해가는 곳이다.
하지만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아침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오는 한국인 부부가 있다. 바로 부다페스트 케젤렘 교회와 부다페스트 한인은혜교회의 신성학(43) 목사와 최성옥(43) 사모. 이들의 양손에는 헝가리 전통 수프인 구야쉬와 샌드위치나 소시지 같은 음식이 들려있다. 이곳의 노숙자들을 위한 무료 급식을 하기 위해 나타난 것이다.

어머니의 서원 기도
<한 뭉치 무화과>는 ‘헝가리의 밥퍼 목사’로 알려진 신성학 목사의 감동적인 사역과 간증을 고스란히 담은 책이다. 신 목사가 이렇게 멀고 먼 헝가리까지 가서 노숙자들과 집시들을 위해 사역하게 된 배경은 ‘어머니의 서원 기도’ 때문. 성악을 전공하고 감리교 총회신학교 종교음악과 교수로 안정적인 삶을 누리던 신 목사는 어릴 적 자신을 위해 늘 기도하던 어머니의 서원에 ‘거룩한 부담감’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신학을 공부하고 헝가리 선교사로 파송을 받게 된다.
파송 초기 신 목사는 다른 비전을 품고 있었다. 자신의 전공을 살려서 음악을 통해 헝가리의 상류층에게 복음을 전하겠다는 것. 하지만 하나님의 뜻은 다른 곳에 있었다. 사역을 위해 헝가리에 도착한 다음 날, 신 목사 부부는 아름다운 도나우 강변의 헝가리 국회의사당으로 향한다. ‘여호수아의 기도’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이들은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길에서 너무도 많은 노숙자들의 비참한 모습을 보게 된다.
헝가리 국회의사당 앞에서 선교를 위한 여호수아의 기도를 드리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그 후 이틀 동안 이들 부부의 눈과 마음에서는 국회의사당으로 가던 길에 보았던 노숙자들의 모습이 사라지지를 않는다. 결국 이들은 그것이 ‘하나님의 메시지’라고 믿고 샌드위치 20개를 준비해 거리로 나서게 된다.

기적을 잉태하는 무화과
이렇게 시작된 신 목사의 사역은 20개의 샌드위치가 40개로, 80개로, 다시 130여개로 늘어났다. 노숙자로 시작된 헝가리의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은 집시로까지 확대되었고, 거리에서의 찬양사역과 집회로 전도된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여들어 케젤렘 교회와 부다페스트 한인은혜교회로 나타났다.
하지만 그 과정은 눈물과 땀, 고통과 헌신으로 얼룩진 고단한 여정이었다. 헝가리의 광장에서 딸 솔지는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신 목사 부부는 눈물을 흘리며 찬송가를 불렀다. 어린 아들 주영이는 그런 아빠와 엄마가 창피해서 엄마 뒤에 숨는 시간이 있었고, 경찰의 출동과 시민들의 거절, 그리고 냉담한 반응을 받아들이고 인내하는 시간이 있었다.    
그런 과정을 거치긴 했지만, 신 목사의 진실한 마음과 성령님의 역사는 결국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만들었고, 그 속에서 치유와 회복이 일어나는 놀라운 역사가 일어났다. 케젤렘 교회와 부다페스트 한인은혜교회가 설립되고, 떠떠반여 집시인교회와 유럽집시비전센터가 세워졌다. 헝가리 국영 1방송과 2방송이 그의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 소개하고 국내 언론에서도 자세하게 소개되기에 이른다.
책 제목인 ‘한 뭉치 무화과’는 신 목사 자신의 이런 경험을 통해 확인한 ‘믿음과 순종의 삶’을 의미한다.
“눈에 보이는 우리는 한 뭉치 무화과 같은 존재입니다. 깨지기 쉽고 상하기 쉬우며 부족합니다. 우리 자신에게는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힘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믿음으로 충만하면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기적의 통로로 사용하십니다. 믿음과 순종으로 하나님의 손에 들려진 성도의 삶은 기적을 잉태하는 한 뭉치 무화과입니다.”

한 뭉치 무화과 | 신성학 지음, 토기장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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