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의용의 '땡큐' 에세이


Clean Bible Dirty Mind, Dirty Bible Clean Mind.

성경책이 지저분한 사람의 마음은 청결하고, 성경책이 깨끗한 사람은 반대로 마음이 깨끗하지 못하다는 말이다. 그런데 교인들의 성경책을 보면 대부분 깨끗하다. 그런 중에도 창세기와 마태복음 부분은 조금 헤져 있다고 한다. 새해를 맞이하면서 작심하고 창세기나 마태복음부터 읽기 시작하는데, 그게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매년 작심삼일을 하니 그 부분만 여러 번 읽게 되는 것이다.

한 해의 전반부를 마치고 후반부를 시작하는 7월은 연초에 작심삼일로 계획을 망쳐버린 이들에게는 다시한번 도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매일 감사일기를 한번 써보자고 제안하고 싶다.

‘일기’ 하면 우선 ‘날씨 맑음’이 떠오른다. 어린 시절 방학 동안의 일기를 한꺼번에 몰아서 쓰느라 고생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제일 어려운 건 ‘날씨’였다. 감사일기는 ‘날씨’는 안 써도 된다. 육하원칙에 입각하여 자세하게 쓰지 않아도 된다. 날짜 쓰고 그 밑에 제목만 한 줄 달랑 적으면 된다. 그날 제일 감사했던 일, 제일 고마웠던 사람에 대해 간단히 제목만 적으면 된다.

감사일기를 쓰려면 손바닥만 한 크기의 작은 노트 한 권만 있으면 된다. 그걸 늘 휴대하면서 고마움을 느낄 때마다 꺼내 간단히 제목만 적으면 된다. 아니면 필자처럼 수첩을 침대 옆에 두고, 잠자리에 들면서 그날의 고마운 일이나 사람을 적으면 된다.

만약 어린아이에게 매일 그날의 불만스러운 일만을 소재로 일기를 쓴다고 상상해보자. 훗날 그 아이의 생각과 행동은 어찌 될까? 그 아이의 인생은 어찌 될까? 반대로 어린아이에게 매일 그날의 고마운 일만을 소재로 일기를 쓰게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아이의 삶은 어찌 될까?  불만스러운 일만을 기억하는 사람과 고마운 일만을 기억하는 사람의 인생이 어떻게 다르게 전개될지는 상상해볼만 하다.   

감사일기는 며칠만이라도 직접 써보면 그 가치를 알게 된다. 감사일기를 쓰면, 아침에 일어나서 잠자리에 들기 전까지의 삶을 반추해보게 된다.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감사할 것은 감사하고 나면 마음에 평안이 온다. 그날 하루 동안 고마웠던 일이나 사람들을 기억하고 자면, 숙면을 취하게 되고 꿈의 내용이 달라진다. 다음날 아침 즐겁게 일어날 수 있고, 밤새 본 아름다운 꿈을 현실로 만나게 된다.

감사일기는 고마운 일을 기억하기 위해 적는 것이다. 기억하기 위해 적는 것이지, 적기 위해 기억해내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멋있게, 예쁘게 적지 않아도 된다. 자신만 알아볼 수 있게 적으면 된다. 자신에게 편한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감사상자를 만들어 그때그때 메모를 써서 넣는 것도 한 방법이다.

감사일기-작심삼일이 되더라도 한번 시작해보면 어떨까? “감사일기, 참 좋은데 말로 어떻게 더 설명할 수가 없네.”

저작권자 © 아름다운동행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