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시선이 곧 세상의 시선입니다. 세상속의 하나, 하나속의 세상, 먼저는 하나속의 세상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기준으로 보시어 실수로 나 하나를 빠뜨리셨다면 세상의 기준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겠지만 나의 기준으로는 내게 세상은 아무 소용없는 것이 되지요.


오래 전 섬기던 교회에 한 성도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부터 그가 갑자기 공격적인 성향으로 성도들을 대했습니다. 성도들은 갑자기 돌변한 그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어 황당과 당황을 오갔습니다. 무슨 말이 나오면 자기합리화와 자기 고집으로 분을 내며 분위기를 헝컬었습니다.
성도들은 술렁거리며 점점 그와 관계를 멀리했습니다. 그는 슬슬 자기를 피하는 성도들을 보며 급기야, 공공연 소리를 지르며 관심을 끌기 위해서라도 더욱 난폭해졌고 시비를 걸어댔습니다.

저는 그와 같은 부서였기에 부딪히는 일이 더욱 빈번했습니다. 교회를 향한 발걸음이 점점 무거워졌고, 교회 문을 열면 그가 나타날까봐 아슬아슬한 마음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꿈을 꾸었습니다.
커다란 운동장 한가운데 그가 날카로운 눈초리로 서 있었고, 교회 성도들이 술렁거리며 가장자리로 흩어져 그의 눈치를 살피며 언제라도 도망할 태세였습니다. 이윽고 그가 누군가를 향해 달려갔고, 그를 붙들어 마구 때리면서 괴롭히는 것이었습니다. 모두들 안쓰럽게 그 광경을 지켜보다 갑자기 자기에게 달려오는 것을 보며 줄행랑을 쳤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놀라운 일이 생겼습니다. 제가 그의 영혼 속으로 쏙 들어가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그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그의 눈으로 바라 본 세상은 일그러지듯 어지러웠고 마치 빨간색 선글라스를 낀 것처럼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여 아찔했습니다.
그리곤 그의 상태를 대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습니다. 그의 영혼은 무척 아픈 상태였습니다. 심히 외로워 방황 중이었던 것입니다. 한마디로 ‘관심’을 얻길 원했던 것입니다.

저는 하나님께 회개했습니다. 현상만을 보고 판단했던 얇디얇은 나의 눈, 좁디좁은 나의 맘. 사실보다 중요한 것은 태도인데….
주일 아침, 교회에서 저만치 거리에 서 있는 그를 보았습니다. 용기를 내어 그에게 다가가 먼저 말을 건넸습니다. 아침 먹고 왔냐고, 커피 한잔 하겠느냐고. 그는 어딘가 숨은 경계 태세로 저를 대했지만 부드럽게 녹을 것만 같은 그 무언가가 느껴졌습니다. 그를 멀리하는 성도들에게 그는 여전히 어제와 같았지만 유독 저에게는 아무런 저항이 없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부터 그는 교회에서 보이질 않았습니다. 성도들은 편안해 했고, 그들의 말없는 끄덕임 속에서 왜소해진 예수님을 보았습니다.
어느 인디언의 기도문에 나오는 표현입니다.


상대방의 신발을 신고 2주일 동안 걷지 않은 이상
내가 그를 판단하거나 비난하지 않게 하소서!

그리고 어느 날 사람이란 존재에 대해 생각하다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곁에 있어도 사랑 아니면 모르지, 정말 모르지.
사랑으로만 증명되리.
우리의 믿음, 우리의 신앙.
우리의 사랑이 성경의 세리와 같지 않기를…, 사랑할 만한 자를 사랑하는.
우리의 문안은 성경의 이방인들 같지 않기를…, 자기 형제들만 문안하는.
한 영혼이 새로 보인다면…사랑이리라.

모든 영혼은 울고 있다
겉은 화려해도 세상에서 영혼의 본질은
‘울고 있음’이리라.


영혼의 시선이 곧 세상의 시선입니다. 세상속의 하나, 하나속의 세상, 먼저는 하나속의 세상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기준으로 보시어 실수로 나 하나를 빠뜨리셨다면 세상의 기준으로는 아무렇지도 않은 것이겠지만 나의 기준으로는 내게 세상은 아무 소용없는 것이 되지요.
‘한 영혼’ 천하보다도 귀한 한 영혼. 하나님을 닮은 눈은 한 영혼을 제대로 보는 눈입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사과속의 씨앗은 몇 개인지 알아도 씨앗속의 사과는 몇 개인지 알 수가 없다”구요.
어느 영국 시인의 노래도 귀합니다.
“나는 작은 씨앗 속에서 새들의 노래 소리를 듣는다.”
한 영혼은 한 세상입니다. 아담의 한 영혼이 세상의 모든 영혼인 것처럼.
영혼의 풍경을 그려봅니다.

모든 사람의 영혼 속엔 푸른 숲이 들어 있네.
모든 사람의 고통 속엔 숨은 꽃이 피고 있네.

새로운 눈이 새로운 풍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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