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향한 콘서트’

‘재소자’라는 뜻이 ‘거기 있는 자’라는 뜻인데,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 게 아니지요. 돌아보니 우리가 인식하는 ‘재소자’라는 단어는 ‘감옥에 있는 자’라는 뜻으로 굳어진 하나의 고유명사였습니다. 사회자는 덧붙여 말합니다. “어디든 ‘거기 있는 자’ 아닌 사람 누가 있나요, 모두가 재소자이지요.”


한 영혼을 사랑한다는 것은 곧 그 영혼 속에 계신 하나님을 경배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노래합니다.


노래하다
길을 걷다
사랑하다
울다가
언젠가
당신 앞에
서리다
.


길 떠난 편지가 되어 당도한 곳은 ‘재소자와 재소자 가족을 위한 후원의 밤’이었습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누가 신경 쓰나요. 재소자를 위한 행사, 더욱이 재소자 가족까지 돌아보는 위로의 밤인데. ‘재소자’라는 뜻이 ‘거기 있는 자’라는 뜻인데, 무슨 심오한 뜻이 있는 게 아니지요”

 

사회자의 말이 제 귀를 가로챕니다. 돌아보니 우리가 인식하는 ‘재소자’라는 단어는 ‘감옥에 있는 자’라는 뜻으로 굳어진 하나의 고유명사였습니다. 사회자는 덧붙여 말합니다.
“어디든 ‘거기 있는 자’ 아닌 사람 누가 있나요, 모두가 재소자이지요.”


나는 한 방울의 물
너도 한 방울의 물
우리 서로 손 잡으면
이내
시내가 되고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하나입니다. 너는 나요, 나는 너요. 만약 손을 놓쳤다면 그건 약한 이들의 잘못이 아니라 건강한 사람 탓입니다. 내내 아픈 것은 저의 삶이 노랫말을 앞서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오늘도 부끄러운 노래로, 또 한 사람의 재소자로, 재소자 앞에 섭니다. 광야는 험한 땅이 아니라 험한 사람의 마음이리라, 그 마음에 대번에 당도할 수 있는 것은 진실이리라.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콘티를 짜서 떠나지만, 현장에 가면 늘 달라집니다. 노래가 음악으로서의 기능만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오늘 같은 귀한 모임을 준비한 사단법인 문화쉼터 ‘아름다운 사람들’을 먼저 위로하고 격려하고 싶었습니다. 오랫동안 한 길을 걸으며 한결같이 남모를 희생을 인내로 감내하며 달려온 그들입니다.


길가
오종종 피어난
한 무더기
조, 작은 노란 꽃들
누가 보아도 그만
안 보아도 그만


한희철 님의 ‘작은 꽃’이란 시에 곡을 붙인 노래를 부릅니다. 소리 소문 없이 묵묵히 길을 걷는 그들의 오랜 멍든 가슴에 따뜻한 희망의 노래가 없을까, 그들의 안쓰러운 마음을 쓰다듬어줄 노래가 없을까, 고민하다가 이 노래를 부릅니다. 그리고 이어서 ‘어떤 안쓰러움’을 노래합니다.


마음, 누군가를 품다 헐어져 버린 안쓰러움.
얼굴,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다 주름져 버린 안쓰러움.
주머니, 누군가를 돕다 차비마저 떨어져 버린 안쓰러움.
그런 안쓰러움
그런 안쓰러움.
그런 안쓰러움.
세상을 아름답게 하네.
세상을 아름답게 하네.
세상을 아름답게 하네.


노래하는 내내 눈을 감고 고개를 끄떡여 주시는 벗님들이 고마웠습니다. 같은 마음으로 외롭고 고달픈 길을 걸어가는 동지들에게 보내는 노래의 갈채가 느껴졌습니다. ‘같이’가 ‘가치’라는 어느 기업의 카피라이터가 문득 마음속에서 꽃을 피웠습니다.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이
아름다울 때
존재하는 모든 것들이
사랑스러울 때
그 모든 것을 향해
조용히
미소 지을 때

문득
당신에게
눈뜰 때


그렇게 살기를 꿈꿉니다. 소유는 적지만 존재는 넉넉하게. 다가오는 어려움이 도리어 아름다움이 되는 이. 재소자들과 그 가족들을 위로하고픈 노래는 마치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이 제 입에서 흘러 나왔습니다.


밟히고 밟혀도 세상을 푸르게 하는 잔디처럼 살고 싶어
밟히고 밟혀도 세상을 향기롭게 하는 꽃잎처럼 살고 싶어
흐린 날에 햇살처럼 어둔 날에 별빛처럼 가문 날에 단비처럼
찢기고 찢겨도 세상을 다 용서하신 예수님처럼 살고 싶어
죽고 또 죽어도 세상을 모두 사랑하신 예수님처럼 살고 싶어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살고 싶어. 그렇게 살고 싶어.


잘 갖춰진 곳에서 2% 더하는 사역보다, 덜 갖춰지고 못 갖춰진 곳에 부어도 표 나지 않는 사역…. 그런 사역의 길을 걷는 이들이 곳곳에 많습니다. 모두 축복합니다. 모든 어려움이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도구가 되기를 잠시나마 기도합니다. 한 영혼을 품어 견뎌내는 안쓰러움, 그 안쓰러움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합니다.


은혜아래서 즐거워하기보다는
고난 속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하나님의 뜻을 깨닫는 것이
더 유익하리라
우리의 영원한 휴식은
이 땅에 있지 않고
저 하늘에 있음이라

십자가의 도가 있다면
격려와 칭찬 없이도
일 할 수 있다네.


곧 사라질 인생. 한 번뿐인 인생. 그리스도를 위해 한 일만이 영원히 남을 것입니다.

박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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